[산은 금융그룹의 변화]개선된 재무안정성, 뒷걸음질한 수익 기반①BIS비율·부실채권비율 개선…NIM·순수수료는 후퇴
정미형 기자공개 2019-01-02 11:31:00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에 이동걸 회장이 부임한 지 1년하고 3개월이 지났다. 2016년 'KDB 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한 지는 2년여가 흘렀다. 산업은행은 당시 구조조정 역량 제고, 미래 정책금융 비전 추진 등 6대 혁신과제를 정했다. 이를 계기로 산업은행은 한계기업 구조조정 최전방에 있다 혁신창업기업 육성 등 신성장 동력으로 그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 혁신안에 비춰 이동걸 회장 부임 전후로 산업은행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1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반쪽짜리 경영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9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부임을 기점으로 지난 수년간 재무적 상황을 살펴본 결과, 재무안정성은 좋아졌지만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데는 과거보다 후퇴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산업은행이 백점짜리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정책금융 수행의 자금줄이 되는 수익기반 확보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산업은행은 이동걸 부임 이후 양호한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산업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바젤Ⅲ 기준에 따른 산업은행 BIS자기자본비율은 15.22%, 기본자본비율(Tier1)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04%로 모두 규제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지속적인 개선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적정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4년 말 BIS비율이 13%대로 낮아지고,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이 각각 11.56%, 10.7%까지 떨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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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발생도 점차 줄며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올해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7%로, 지난해 4분기 3.49%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조선·해운업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와 관계기업 투자주식 가치 절하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부실채권도 증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5년 말 5.7%까지 상승했다.
다만 위험업종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자산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여신의 상당 부분이 신용위험 우려가 큰 조선·해운업, 철강업, 제조업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등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것과 달리 수익기반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3분기 0.64%로, 이동걸 회장 부임 이후 4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도 줄고 있다. 올해 3분기 순수수료 수익은 2353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012억9200만원보다 660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악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산업은행의 ROA는 0.53%로 전년 동기보다 0.24%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ROE는 4.92%로 2.35%포인트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수익이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연말께 산업은행의 ROA와 ROE는 더 하락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ROA와 ROE는 각각 0.2%, 1.88%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시중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리며 수익성 개선을 보이는 것과 역행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은행의 ROA와 ROE는 각각 0.65%, 8.26%다.
향후 당기손익 변동성 심화도 예상된다. 올해부터 IFRS9 적용에 따라 당기손익금융자산이 전체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유가증권 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유가증권 비중은 지난해 말 1.7%에서 올해 6월 말 12%로 상승했다. 여기에 IFRS9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의 가치 변동을 당기 손익에 즉각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가증권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게 된 산업은행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신용평가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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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익성이 낮아지고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산업은행에 매우 중요한 과제다. 미래 정책금융 재원 마련이라는 중요한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동걸 회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산업은행의 수신 확대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과거 구조조정을 하면서 손실을 많이 봤다"며 "돈을 벌어 비워진 곳간을 채워야 정상적인 지원업무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구조조정 여파로 자산 건전성이 좋지 않았지만, 현재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라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수익성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익기반 확대에 대해선 "현재 수신 확대 전략에 따른 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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