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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현대차에 무리한 기준 적용? [크레딧 애널의 수다]④국가경제 핵심, 정무적 판단 필요 vs 경쟁력 약화, 경각심 줘야

피혜림 기자/ 심아란 기자공개 2019-01-21 09:33:00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7일 07: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크레딧 시장의 최대 화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현대자동차의 AAA급 신용도 수성 여부다. 지난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자동차의 부진한 실적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경쟁력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무디스는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그동안 눈치만 보던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AAA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등급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도 현대차의 신용도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신용평가사가 등급변동 트리거로 제시한 '차량부문 EBITDA 마진 8%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건 어렵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의 사업 사이클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트리거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의 논의는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정으로 쏠렸다. 현대자동차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레버리지 측면에 방점을 두는 등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다른 쪽에서는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을 감안했을 때 국가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주기 전에 신용평가사가 나서서 기대치를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B : 현대차는 국가 경제와 고용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GM사태로 군산 경제가 박살난 것에서 볼 수 있듯 현대차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국가 경제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신평사는 애초에 등급을 AAA로 올리지 말던지, 이미 올렸으면 등급 평가 관점을 레버리지 측면으로 바꾸는 등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한국기업평가 등은 차량부문 EBITDA 마진 8% 이상 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마진율 상위 탑5는 5%를 못 넘는 게 정상이다. 토요타와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1890~1910년도에 생겨서 이미 확장정책을 마치고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현대차는 작년에 해외투자가 끝난 상태다. 토요타도 마진이 5%인데 구조조정 효과 등으로 5% 정도가 플러스 돼 10% 수준이 된 거다. 이제 갓 해외투자를 마친 현대자동차는 회수사이클에 접어들어 이제 수익(Earnings)이 내려가는 단계다. 현대자동차를 구조조정 끝나서 수익이 올라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수익 말고도 부채비율, 차입의존도, 레버리지 등이 실질적인 등급의 키(Key)고, 그런 쪽으로 잘 가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건설업계 흥망성쇠 등을 많이 봐온 글로벌 신평사가 수익 미끄러졌다고 바로 등급 하향을 하는 건 이해하지만 국내 신평사는 다른 길로 가도 된다고 본다. 그게 도와주는 길이기도 하고.

C : 신평사가 왜 회사를 도와주는가? 그건 정무적 판단이다. 신평사는 그냥 판단대로 하면 된다.

B : 말씀하신 부분 물론 맞지만 롯데쇼핑과도 일관성이 안 맞는다. 롯데쇼핑은 등급 하향조정 기준에 부합하고도 검토 기간을 상당히 오래 뒀다. 조달 측면에서 봐도 현대차 관련 계열 부품사에 대출해 준 은행들은 '잘 돼야 할텐데 큰일이네' 한다. 자동차와 부품회사 비중을 줄이면 딴 데 어디에 넣냐는 거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르노나 GE 등을 말하듯 자동차 산업은 국가와 같이 간다. 이건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배분이라 같이 가는 거다. 정무적 판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을 전혀 무시할 순 없다. 정무적 판단도 필요할 때가 있다.

C : 레버리지라는 게 우수한 순차입금의 차원도 있지만 Debt to EBITDA의 관점에서 봤을 땐 수익이 빠진다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차는 AA급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AAA는 웬만한 사이클과는 무관하게 재무적 안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등급이다. 정부나 정부 지원가능성이 높은 은행이 아닌, 제조업체의 국내 신용도가 AAA라는 건 전 세계적으로 사업이 엄청 분산돼 있어 개별 국가 실적에 관계없이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독점적인 자동차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AAA를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국내 시장에서 안 좋더라도 남미와 인도, 미국, 중국 등 글로벌적으로 상쇄할 수 있어 AAA로 간 거지. 그런데 해외 시장에서 마진과 시장점유율 등이 떨어지고 있으니까 경각심을 줄 필요는 생긴 거다.

D : 실제로 현대차에 AAA등급을 줄 때 평가사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시장 1등도 아니고, 그렇다고 2등도 아니고. 최고의 등급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수익성이었다. 리만 사태가 터져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힘들었던 시기인데다 일본 지진 등으로 일본 업체 밸류체인이 붕괴하는 등 자동차 시장에 공백이 생기자 수익이 급증했다. 그래서 AAA등급을 부여했던만큼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겠느냐에 의문이 생기니까 신평사 입장에서도 AAA등급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을거다.

C : NICE신용평가도 아웃룩을 조정한 한국기업평가나 한국신용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등급을 안 내리겠다는 게 아니라 출시 대기 중인 신차 효과 등을 한번 보고싶다는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스트들도 EBIT 마진이 5% 수준만 나와도 손댈 건 아닌데 0을 향해 달려가니까 가만히 있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NICE신용평가는 기다리는 모습을 취한거고, 다른 곳도 등급을 하향조정한 게 아니라 권고한 수준이다. 신평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B : 잘못 된 건 없다. 다만 한기평 등 국내 신평사들이 모니터링 팩터(factor) 등을 더하는 방식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가 AA+에서 AA0로 가면 그때부터 부품사는 물론 금융 전체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현대차는 EBITDA 마진 기준 못 채우는 상황이다. 여기서부터 레버리지 관점으로 접근해 등급이 덜 떨어질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현대차가 AA-로 가면 부품업체가 A+로 가고 그때부턴 은행 내부 등급도 다 떨어진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현대자동차의 총 매출 증가한게 2%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부품업체들의 대출은 3년 사이 3배 늘었다. 그동안 해외투자 등으로 채권자금이든 주식이든 은행 대출이든 적극적으로 조달에 뛰어들었다. 이런 자금 흐름을 무시하고 그렇게 등급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C : 덮어둬서 좋아지면 좋겠지만 더 안 좋아지면 국가 경제에 엄청난 충격이다. 옛날 한보와 기아자동차에서 대우로 이어지는 그정도 파급력까진 아니더라도 현대차는 큰 기업이다. 이걸 끌고 갈 게 아니라 시장을 향해 기대치를 조정해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전에도 애초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AA-라는 등급이 계속 유지되니까 사람들이 등급에 중독된 측면이 있었다. CERCG 사태도 그걸 살 때 마지막 순간에는 신평사 등급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거다. 신용등급이라는 게 상징적 효과 역할이 있으니 등급에 걸맞지 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A :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신평사는 시그널을 주고 시장이 고민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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