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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사모펀드 클럽 딜의 퇴조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9-01-28 10:02:00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1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들은 투자대상 회사를 장기적으로 경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기업지배구조 상의 문제나 신디케이트의 경우 문제 될 수 있는 경영권 관련 충돌이 거의 없다. 클럽 딜(Club Deal)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이유다.

클럽 딜은 인수가격이 단독 딜에 비해 많이 낮은 특성을 가진다. ‘클럽 디스카운트'라고 한다. 클럽 딜이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담합이라고 해서 몇 건의 소송이 발생하기도 했다.

클럽 딜은 2006년과 2007년에 특히 많이 발생했었다. 대표적인 딜이 TDC다.

덴마크 최대의 통신사 TDC의 전신은 Tele Danmark다. 1995년에 덴마크의 통신사들이 모두 합병해서 탄생했던 회사다. 이름을 TDC로 바꾼 것은 2000년이다. 2006년에 블랙스톤, 퍼미라, 에이팩스, KKR 등이 NTC (Nordic Telephone Company)라는 우산을 만들어 TDC를 클럽 딜로 인수했다. 인수가는 91억 유로였다.

당시 지분의 90%에 약간 못 미치는 88%를 인수했기 때문에 코펜하겐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에는 실패했다. 인수 후 TDC는 영국 이동통신시장에서 철수하고 대부분의 자회사들을 흡수했다. 사모펀드들은 2010년에 점진적인 투자회수를 시작해서 지분을 60% 아래로 낮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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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에 TDC가 스웨덴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회사 MTG를 인수할 계획을 발표하자 1주일 후에 호주의 맥쿼리와 덴마크의 3개 연금기금 PFA, PKA, ATP가 TDC를 적대적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TDC는 인수제안을 거절했고 맥쿼리 컨소시엄은 MTG 인수계획은 없다고 밝힌다. 컨소시엄이 가격을 높이자 TDC는 인수제안을 수락했다. MTG 인수계획은 이로써 백지화되었다. 컨소시엄은 정부허가를 받고 9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TDC를 상장폐지시켰다.

TDC 바이아웃이 있었던 같은 해인 2006년에 프리스케일반도체(Freescale Semiconductor)가 블랙스톤, 칼라일, 퍼미라, TPG 컨소시엄에 인수되었고, 330억 달러로 당시 사상 최대의 딜이었던 HCA (Hospital Corporation of America) 딜도 2006년 딜이다. 베인캐피탈, KKR, 메릴린치 등이 클럽에 참여했다. 또, 킨더 모건은 골드만삭스, 칼라일, 리버스톤 창업자 리처드 킨더에 인수되었고 NXP반도체도 KKR, 실버레이크, 알프인베스트에 인수되었다. 2007년에는 바이오멧이 블랙스톤, KKR, TPG, 골드만삭스에 인수되었다. 444억 달러 TXU도 2007년 딜이다. 인수자는 KKR, TPG, 골드만 삭스의 같은 클럽이다.

클럽 딜은 계속되고 있다. 2018년 1월 톰슨로이터의 데이터 사업부문이 블랙스톤이 주도한 클럽 딜로 170억 달러에 인수되었고 9월에는 도시바의 메모리 칩 부문이 베인캐피탈이 주도한 클럽 딜로 180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그러나 클럽 딜은 전반적으로 퇴조세 하에 있다. 클럽 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목전에서 많이 발생한 것은 개별 사모펀드들이 대형 딜에 힘이 부쳤기 때문이다. 지금은 블랙스톤 같은 초대형 펀드들이 대형 회사를 단독으로 인수할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다.

클럽 딜은 주도적인 사모펀드의 입장에서는 자체 거버넌스 기준을 완화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기적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없지만 펀드간 경영 스타일에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투자회수 타이밍이 불일치하는 데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이 때문에 최근의 추세는 클럽 딜이 아니라 사모펀드가 대형 LP들과 긴밀히 연합하는 형태의 딜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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