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IB 풍향계]'전통강자' NH·한투 위축…IPO 새 판 짜여진다파두 사태 고강도 대응, 절대적 여파…미래 독보적 1위, KB·삼성 선두권 유력

양정우 기자공개 2024-04-29 08:27:2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에서 전통 강자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승전보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금융 당국이 고강도 대응에 나서기 시작한 파두 사태의 여파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상장예비기업과 체결한 주관사 계약은 향후 1~2년 간 IPO 주관 실적을 좌우한다. NH증권과 한국증권이 주춤한 사이 미래에셋증권이 독보적 선두로 거듭날 기세다. KB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메이저 IPO 하우스의 위축을 기회로 삼아 선두권으로 약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삼성, 릴레이 승전보…파두 사태, 예상 밖 고강도 대응

IB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UBS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동주관사엔 한국투자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최근 IPO 시장에서 주관사 자리를 휩쓸고 있다. 조단위 딜마다 두 하우스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시작으로 퓨리오사AI, DN솔루션즈까지 모두 주관사단에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KB증권도 선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HD현대마린솔루션의 대표주관사로 낙점을 받아 올해 주관순위 1위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카카오와 LG에너지솔루션 딜 등을 토대로 IPO 선두를 차지한 게 일회성 성과가 아님을 입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역시 조단위 IPO인 케이뱅크와 MNC솔루션의 상장 파트너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하지만 본래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빅3' 하우스로 군림하던 NH증권과 한국증권이 유독 잠잠하다. 그나마 한국증권은 토스 IPO의 주관사 지위를 확보했고 DN솔루션즈의 공동 주관 자리를 얻었으나 NH증권의 경우 케이뱅크 딜을 따낸 게 대표적 활약상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케이뱅크는 주관사 재선정에 나섰는데 NH증권은 본래 기존 대표주관사였다.

무엇보다 파두 사태의 파장이 사그라들지 않는 게 NH증권과 한국증권이 부진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파두는 당초 추정치보다 현저히 낮은 실적을 공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당시 대표주관사가 NH증권, 공동주관사가 한국증권이었다. 실적 공시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파두 쇼크의 여진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수사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NH증권과 한국증권을 상대로 압수수색까지 실시하는 고강도 조치가 단행되고 있다. 초기 펀딩을 주도했던 포레스트파트너스 역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IB업계 안팎에서는 이제 금융 당국이 철퇴를 내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한 IPO 본부장은 "DN그룹과 한국증권은 각별한 신뢰관계가 구축된 사이"라며 "DN솔루션즈의 인수에 결정적 공헌을 한 게 바로 한국증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IPO 역시 만전을 기해야 하기에 장고를 거듭했고 결국 공동주관사 자리를 건네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췄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단위 빅딜, IPO 주관순위 좌우…미래에셋 전성시대, KB·삼성 최상위 도약

올해 상장 주관사단을 확정한 기업은 2025~2026년 사이 IPO에 나서는 스케줄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10조원 대 이상의 몸값으로 분류되는 토스나 3조~4조원 대의 상장 밸류가 책정되고 있는 퓨리오사AI, DN솔루션즈 모두 이 시기에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들 조단위 IPO는 공모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 대의 공모를 시도할 수 있다. 중소형 IPO를 수십 건 소화하는 것보다 한 해 주관 순위에 미치는 기여도가 훨씬 크다. 그만큼 미래에셋증권(성주완 본부장)과 삼성증권(이기덕 본부장)이 향후 수년 간 IPO 최상위권에 자리잡을 여지가 큰 셈이다. KB증권(유승창 본부장) 역시 올해 주관 1위를 비롯해 당분간 선두권이 예약된 상태다.

파두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 수순을 밟으면 NH증권과 한국증권은 향후 빅딜의 주관사 콘테스트에서도 불리한 여건에서 경합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독보적 선두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고 KB증권과 삼성증권 입장에서도 선두 경쟁에 참전할 수 있는 시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오래전 IPO 시장에서 압도적 역량을 과시했던 하우스"라며 "세미파이브 등 단독 대표 주관을 확보한 빅딜도 여럿 보유하고 있어 포트폴리오의 상장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춰진다면 연간 주관 선두까지 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