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24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수주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우호적인 수주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건설수주 목표액을 11조700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지난해 10조7000억원을 신규수주한 점을 감안하면 9.3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보다 소폭 늘려잡긴 했지만 10% 미만의 보수적인 목표치 설정은 지속됐다. 삼성물산은 재작년 10조2000억원을 수주한 뒤 2018년 목표치를 11조2000억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당시에도 목표치를 전년대비 7% 수준 늘리는데 그쳤다. 실제 수주활동 결과 목표치의 96% 수준인 10조7000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삼성물산의 수주잔고는 옛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2016년 이후 수주잔고가 30조원을 밑돌고 있다. 2016년말 31조6260억원에서 2017년말 29조984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7조9490억원으로 내려갔다.

해외대비 국내로 수주잔고가 편중돼 있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2016년만 해도 국내 수주잔고 비중은 53% 수준이었지만 최근 2년간 60%대로 올라와 있다.

수주잔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목표를 잡긴 힘들었던 것 업황이 반영된 탓이 컸다. 삼성물산의 경우 신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유가하락 영향으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발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2년만에 처음으로 뛰어든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에 시공 의향서를 제출하고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간담회에 참석했다. 지난 2017년 5월 '방배 5구역' 현장설명회에 등장한 이후 재건축 사업에서 자취를 감춘 점을 감안하면 깜짝 등장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열린 2차 간담회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 측이 컴플라이언스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견제를 가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공격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는 대신 추후 입찰조건이 나오는대로 참여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0% 미만의 수주 목표치를 잡은 것으로 아직은 업황이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쪽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지만 대규모 발주가 어려워 보수적인 경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31조1560억원으로 2017년 대비 6.4% 성장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3% 늘어난 1조103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7482억원으로 2017년 대비 263.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