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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상장 무산…신뢰 잃은 정유사 [현대오일뱅크 프리IPO]업황 개선까지 속도 조절 가능성…SK루브리컨츠, 3번 연속 '철회'

양정우 기자공개 2019-01-29 10:03:2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6: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목을 매던 현대오일뱅크가 연내 상장 대신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선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투자가 마무리될 때까지 IPO 연기가 사실상 불가피하다. 3번 연속 IPO를 철회한 SK루브리컨츠에 이어 오일뱅크에 이르기까지 정유사 상장을 추진한 IB들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최대 1조8000억원)를 아람코에 매각하는 프리IPO 계약을 체결했다. 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은 10조원(주당 가치 3만6000원)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프리IPO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현대오일뱅크의 IPO가 불가피하게 연기된다는 입장이다. 그간 애써온 연내 상장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다. 내년 IPO가 재개된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연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내 IPO 역시 오일뱅크측에서 호언장담해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IPO에 힘을 실어왔다. 당시 시가총액 10조원(공모규모 2조원)이 거론된 빅딜인 만큼 상장 주관사단이 쏟은 정성도 남달랐다.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물론 공동 주관사와 법률 자문사 등에서 상주시킨 인력만 25~30여 명 정도로 전해진다.

하지만 끝내 지난해 IPO가 성사되지 못한 데 이어 올해도 연기가 불가피하다. IB 실무 인력을 파견해온 주관사단 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IPO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때까지 주관사단의 상주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유독 국내 IB업계에선 정유사의 IPO에서 헛물을 켠 경우가 많았다. SK루브리컨츠의 경우 지난 2012년과 2015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IPO를 3번이나 중도 포기했다. 현대오일뱅크도 2012년 IPO를 중단했던 전력이 있다. 국내 IB는 상장 작업에서 중간수수료를 받지 않아 발행사의 일방적인 결정에도 속수무책이다.

정유사의 경우 IPO가 하나의 선택지에 불과하다. IPO에 사활을 거는 발행사와 비교해 절실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사실 SK루브리컨츠는 당장 공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크지 않았다. 견실한 자본력을 갖춘 SK그룹의 계열사일 뿐 아니라 윤활기유를 토대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가 유지돼 왔다. 현대오일뱅크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IPO 니즈가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가 업황의 부침이 심한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국제 유가라는 외부 변수에 실적이 흔들리는 만큼 업황 싸이클의 최고조에 맞춰 상장하기가 녹록치 않다. 올 들어 정유업계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간 정유사는 IPO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왔다"며 "현대오일뱅크의 IPO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면 또 하나의 전례를 남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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