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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2대 주주 눈치, 조 단위 빅딜 재추진 불가 [현대오일뱅크 프리IPO]아람코, 지분율 희석 우려…시세 차익 보단 사업 투자 방점

전경진 기자공개 2019-01-31 11:12:55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9일 09: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막강한 2대 주주를 확보하면서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자금을 대거 수혈하기 위한 '구주매출용 기업공개(IPO)' 필요성이 사라졌다. 지분율 희석을 우려한 새 주주는 향후 IPO 재추진 때 신주 규모 역시 제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시장에 기대를 모았던 '조단위' IPO 딜을 더 이상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는 28일 사우디 아람코사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프리IPO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다소 시일이 필요한 만큼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불가피하게 연기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중장기적으로 연기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초 IPO 목적이 그룹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사용할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외부 지분 투자 유치로 IPO 필요성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향후 IPO를 추진할 경우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한 신주 발행(자본확충) 중심의 IPO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IPO 재추진시 업계 이목을 끌었던 '조 단위' 공모는 힘들 전망이다. 아람코가 2대주주(지분율 19.9%)로 등극하면서 지분율 희석에 대한 우려를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에 전달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아람코의 지분 투자 목적이 단순한 차익 실현이 아니라 한국에서의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단 점이 부각된다. 아람코는 이미 또 다른 국내 주요 정유 회사인 에쓰오일에 지분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지분 63%를 보유한 지배회사다. 계열사인 에쓰오일에 경유, 납사, 항공유를 공급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에쓰오일이 아람코로부터 수주받은 정유만 2258만4000배럴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9516억원 수준에 달한다.

아람코 입장에서는 국제 유가 변동과 무관하게 가격 결정권을 쥐고 계열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다수의 정유사들이 시황에 맞춰 원유 공급처를 다각화하고 있지만 에쓰오일의 경우 두바이유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것도 지배회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분 투자 유치 후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향후 석유화학, 유전개발, 윤활유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 입장에서 해당 사업들을 공동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분율 방어가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형식은 프리 IPO로 엑시트를 염두에 둔 투자 같지만 실제 면모를 보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보유를 통해 한국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재차 추진한다고 해도 지분율 희석을 우려한 아람코의 입김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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