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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현대제철에 '포스코맨' 데려온 이유는 생산·품질 혁신, 자동차 강판 강화..순혈주의 타파 원칙 이번에도 입증

구태우 기자공개 2019-02-18 08:08:19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1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포스코 출신 안동일 전 포항·광양제철소장을 현대제철의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제철은 강학서 전 사장의 후임이 66일 만에 내정되면서 사장 공백이 해소됐다. 현대제철 창사 이래 최초로 포스코 출신이 사장에 선임되면서 '외부수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사 스타일이 이번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신임 사장
현대제철 안동일 신임 사장은 지난해 3월까지 포스코 포항제철소장(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안 사장은 1984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입사, 34년 동안 근무한 '포스코맨'이다. 2008년 2월 포스코건설에서 상무로 진급해 임원을 달았다. 2010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을 거쳐, 2015년 광양제철소장으로 임명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포항제철소장을 역임했다. 포스코그룹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이번 인사를 읽는 키워드는 '외부 수혈'과 '레벨 업'이다. 현대차그룹은 "(안 사장은) 제철 설비 및 생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라며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과 기술품질 그리고 특수강 부문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의 생산 부문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외부수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강판 등 고급재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현대제철보다 우위에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체 생산량 중 59.1%가 봉형강 부문에서 나왔다. 봉형강은 건설 등 자재 부문에 주로 사용된다. 전체 판매량 중 봉형강(59.5%)이 판재류(49.5%)보다 높다. 판재류는 자동차, 조선, 가전제품 등에 쓰인다. 포스코는 글로벌 완성차 회사 등에 차량용 강판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경영전략 중 하나로 자동차 강판 비중을 높이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제철은 차량용 판재의 생산량을 2020년까지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비중은 42%다. 앞으로 2년 동안 차량용 판재의 생산량을 42만1000톤 늘려야 한다. 목표를 높게 세운 만큼 생산 부문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

2020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제1고로를 가동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현대제철은 고로 가동 8년 동안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갖췄다. 지난해 생산량은 2148만톤으로 2010년(1077만톤)보다 2배 증가했다. 2020년을 생산과 품질 부문의 혁신 원년으로 삼기 위해 외부수혈 인사를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역대 현대제철 사장 인사에서 포스코 등 경쟁사 출신을 선임한 전례가 없다. 우유철 현대제철 전 부회장(현 현대로템 부회장)이 2010년 사장으로 승진했을 때부터 내부에서 승진하는 체제가 자리잡았다. 그러다 이번 인사에서 바뀐 것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지난해까지 근무한 인사를 기용한 건 그만큼 생산 부문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안 사장이 생산 부문 출신인 점도 이례적이다. 기존에는 재무, 구매 부문에서 이력을 쌓은 임원이 사장으로 선임됐다. 강학서 전 사장은 재무, 박승하 전 부회장과 우 부회장은 구매 부문 출신이다. 1년 남짓 현대제철 사장을 지낸 양승석 전 사장을 제외하면 생산 부문 출신이 없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18조6108억원의 매출을 냈고, 수익성과 재무건전성도 안정화를 이룬 만큼 생산 부문의 혁신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앞으로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에서 자리를 옮긴 전략기획통 김용환 부회장이 경영 살림 전반을 챙긴다. 안 사장은 생산 부문에 집중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에 생산·기술부문 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안 사장을 임명했다. 박종성 당진제철소장과 인천·포항공장을 맡는 이형철 부사장 그리고 김원배 상무가 안 사장을 보좌한다. 김 상무는 순천공장장과 냉연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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