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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막차 탄' 한컴 총수일가, '24억+지분 20%' 수혜 2015년 120억 권리 확보, 자산 증식·지배력 강화 효과

박창현 기자공개 2019-03-12 09:34:28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6일 10: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돼 왔다. 적은 자본, 최소 리스크로 신주 확보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기회는 오직 경영권을 쥐고 있는 오너 일가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한컴그룹 지배주주 측 역시 올해 분리형 BW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컴그룹 지주사인 '한컴시큐어'는 2013년 5월 200억원 규모의 제1회차 BW를 발행했다. 한컴시큐어는 한글과 컴퓨터와 한컴지엠디, 캐피탈익스프레스 등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그룹 지주사다. 산은캐피탈과 린드먼아시아가 BW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 기관들은 투자와 동시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어내 오너일가 측에 되팔았다. 매각 규모는 120억원에 달했다.

김상철 회장의 장남이자 적통후계자인 김연수 상무가 가장 많은 50억원 어치의 권리를 확보했다. 그 다음으로 김 회장과 부인 김정실 회장이 각각 45억원, 15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을 가져갔다. 마지막으로 차남 김성준 씨 몫으로 10억원이 배정됐다. 권리 확보를 위해 오너 일가가 지급한 비용은 6억원이 전부다.

발행 당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4017원이었다. 오너 일가가 총 12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확보할 수 있는 신주 규모는 298만여주 수준이었다. 다만 이후 한컴시큐어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행사 가액은 2897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행가 가격이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오너 일가가 권리 행사로 확보할 수 있는 주식 수 또한 414만여주로 늘었다. 발행 초기와 비교해 확보 가능 주식수가 38%나 늘어난 상황이다.

1회차 BW는 올해 5월 2일까지만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만기 시점이 임박해오자 한컴 오너일가도 이달 초 권리 행사를 시작했다. 김 회장이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 155만여주 가운데 51만여주를, 김 상무가 172만여주 중 13만여주를 신주로 각각 전환했다. 권리 행사로 김 회장(20.5%)과 김 상무(4.1%) 지분율이 각각 23.8%, 5%로 올라갔다.

여전히 오너 일가는 348만 6364주의 신주인수권이 남아있다. 현재 한컴시큐어 주가가 권리 행사 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지배력 강화는 물론 자산증식 기회까지 열렸다는 평가다.

오너일가 보유 신주인수권은 전체 한컴시큐어 발행 주식(1778만주, 신주인수권 반영)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 측 지분율은 32%다. 하지만 권리를 행사하면 기존 보유분 희석을 감안해도 지배력이 48.9%까지 올라간다. 특히 오너 2세인 김 상무 지분이 약 13%로 상승, 후계 승계를 위한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

자산 증식 효과도 기대된다. 한컴시큐어 주가는 3580원 선(25일 종가 기준)에 형성돼 있다. 반면 권리행사 가격은 2897원으로 주당 600원가량의 평가 차익이 발생한다. 이를 잔여 신주인수권에 적용하면 총 평가 이익 규모만 약 24억원에 달한다. 권리 보유량이 많은 김 상무와 김 회장이 각각 10억원, 7억원의 평가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분리형 BW는 더 이상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정부가 2013년 8월 대주주가 분리형 BW를 발행한 후 신주인수권을 저가에 매수해 지분율을 높이거나 자산을 증식하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발행 금지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한컴시큐어 1회차 BW 는 금지 조치가 내리기 직전인 2013년 5월에 발행됐다. 따라서 김 회장 일가가 분리형 BW를 투자할 당시에는 모든 거래 절차가 합법이었다. 결과적으로 BW 막차를 타면서 지배력 강화와 자산증식 기회를 잡은 모양새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김상철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추가 BW 신주인수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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