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27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부터 CES, 국제 모터쇼 등 외부 행사에 정의선 수석부회장 참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룹 현안이 많은 가운데 행사를 다 참석할 여유가 없다. 예전에도 그런 외부 행사에는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올 1월2일 현대차그룹 시무식 뒤 한 현대차그룹 관계자가 귀띔해준 말이다.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CES와 국제 모터쇼 등에 자주 등장했다. 청바지와 티셔츠, 혹은 셔츠에 니트를 걸치는 등 편안한 차림의 정 수석부회장은 전시장 이곳 저곳을 누볐다. 격의 없이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기술 및 상품에 대한 평가를 주고 받는 등 전시회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자유로운 대외 활동을 통해 경쟁사들의 진보를 확인하고, 미래차 기술 등에 대한 CEO로서 영감을 얻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런 행사장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모습을 볼 기회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시작하며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된 정 수석부회장은 이제 개인 자격으로 모터쇼 등에 참석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챙기기는 데 주력해야 하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수년째 단골 출석해 온 미국 CES(세계최대가전전시회)에 불참했다. 이어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2일 돌연 미국 출장 길에 나섰다. 최근 품질 문제, 자동차 관세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출장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정 수석부회장의 목적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골프장이었다. 그는 지난 14일~17일(현지시간) 퍼시픽 팰리세이즈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토너먼트 대회 '2019 제네시스 오픈'에 참석했다.
제네시스 오픈은 2015년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기획하고, 론칭한 행사다. 제네시스 브랜드 미국 출시에 즈음해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시장 성공을 위해 여러 이벤트를 기획했다. '차는 좋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생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기 위해 '골프 마케팅'을 펼쳤다. 그리고 매년 이 대회의 인지도는 상승하고 있다. 올해 제네시스 오픈은 급이 격상해, 내년부터 '인비테이셔널'로 치러진다.
올해부터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에서 제네시스를 완전 독립 브랜드로 전환한다. 미국에서 전체적인 판매의 틀을 바꾸고 있다. 특히 딜러망을 별도로 구축해 영업활동에 나선다. 기존 현대·기아차와 구별해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세계 고급차들과 경쟁한다. 현대차의 판매·정비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애를 먹었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롭게 판매 전략을 바꿨다.
지난 26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정 수석부회장을 공식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그룹 최고 경영자로 주요 법인 대표이사를 맡는 정 수석부회장에게 이제 그룹 안팎의 여러 주체들은 계속해 물음을 던질 것이다. 그 답은 '판매 확대'와 '수익 개선'이 돼야 한다. 급이 격상한 제네시스 골프대회, 전열을 가다듬고 새롭게 시장을 공략하는 제네시스, 현대차그룹 리더로 자리매김 한 정의선 수석부회장. 예년과 다른 '키워드'로 시작한 2019년이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연 원년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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