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8(토)

전체기사

'상법해석 오류' 아스트, 주주제안 재상정 촌극 [중견기업 주주제안 후폭풍]②주총 앞당겨 요건 미충족 주장, 2대주주 반발에 정정 공시

박창현 기자공개 2019-03-06 08:15:16

[편집자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은 대세가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맞물려 정기주주총회를 뒤흔드는 거대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중견기업들은 수용 여부를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주 친화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잃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처한 각기 다른 사정을 살펴보고 나아가 주주제안의 본질과 핵심 쟁점들을 면밀히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5일 11: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항공기 부품 제조사인 아스트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집일과 의안을 바꾸는 정정 조치를 내렸다. 주주제안권에 관한 상법 조항을 잘못 해석하면서 소액주주 주주제안을 완전히 누락했기 때문이다. 2대주주 측의 반발에 해당 안건이 재상정되고 주총일은 연기됐다. 일부에선 아스트가 주총일까지 앞당기면서 주주제안 회피에 나섰지만 이 같은 꼼수가 결국 촌극으로 끝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아스트는 최근 주주총회 일정과 안건을 변경하는 정정 공시를 했다. 주총일은 기존 3월 18일에서 같은 달 19일로 하루 연기됐고 주주제안 안건 2건이 추가됐다. 아스트가 정정 공시에 나선 이유는 주주제안권 상법 조항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다.


아스트

아스트 2대주주인 '카이투자자문'은 작년 말부터 주주제안을 위해 경영진과 협상을 진행했다. 이후 자금 운영 개선 사안이 많다고 판단, 지난달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하는 공식 주주제안 레터를 발송했다. 관련 상법에 따라 경영진은 주주제안 내용을 확인한 후 이사회 결의 절차를 거쳐 주총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첫 공시된 주주총회소집 결의 내용에는 주주제안 안건이 누락돼 있었다.

아스트는 카이투자자문이 주주제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카이투자자문이 공식 주주제안을 한 시점은 2월 중순이다. 그 즈음 아스트는 주총일을 매년 하던 3월 30일에서 같은 달 18일로 2주 가량 앞당겼다. 이후 아스트는 주총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2대주주 측이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논리를 펼쳤다.

카이투자자문은 아스트 측이 상법상 주주제안 요건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벌어진 일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상법 제363조2에 따르면 100분의 3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주주총회일 6주전에 주주제안을 해야 한다. 단 주주총회일 기준은 직전 연도 주총일을 따른다. 아스트는 지난해 3월 30일에 주주총회를 했다. 따라서 올해 2월 중순에 주주제안을 했더라도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아스트는 카이투자자문 주장을 토대로 이달 초 다시 내부 검토를 진행했고, 그제서야 실수를 인정했다. 곧바로 이달 4일 이사회를 다시 열고 주주제안 안건을 모두 주총 의안으로 상정했다. 아스트 관계자는 "내부 법무팀이 없는 관계로 사실 확인이 늦어졌다"며 "관련 사실을 바로잡았고 현재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주총 전 오류를 바로 잡았지만 주주제안을 누락한 상태로 주총이 진행됐다면 해프닝을 넘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상법 전문 변호사는 "요건을 갖춘 주주제안 안건은 무조건 이사회나 주총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며 "이를 지키지 못한 의사결정 절차는 향후 소송을 통해 무효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아스트가 주총 일정을 앞당기고 나서 '6주 전 주주제안 요건 미충족'을 의안 배제 논리로 삼았다는 점에서 꼼수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아스트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월 30일에 주총을 열었다. 하지만 올해만 2주가량 빠른 이달 18일로 주총 날짜를 정했다. 다만 아스트 측은 내부 경영 일정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아스트 관계자는 "회사 내부 일정이 있어서 주총을 앞당겼다"며 "2대주주 측에 내부 문제까지 보여주며 오해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카이투자자문은 이사회 참여 기회를 잡았지만 실제 행동 조치에 나설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미 상당한 시일이 흐른 뒤라 실무 준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스트 경영진의 소통 의지 부족과 안일한 실무 처리에도 상당한 실망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4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