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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출시' 하이트진로, 2000억 회계 재분류 배경은 '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 주총 결의…비상자금 선제적 마련 포석

전효점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9-03-14 13:53:2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1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이달 6년 만의 맥주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2000억원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옮겼다. 공격적인 신제품 마케팅을 앞두고 자본의 일부를 운영 자금으로 돌려 비상시 대응할 수 있는 재원을 선제적으로 마련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자본잉여금 6932억원 중 2000억원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내용의 의안을 결의한다. 전입 후 미처분이익잉여금은 3520억원이 된다. 여기에서 배당금 총액 559억원과 이익준비금 56억원을 제하면 이월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896억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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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계정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순이익금 중 임원의 상여금이나 주식배당 등의 형태로 처분되지 않은 부분이다. 기업이 처분할 수 있는 이익의 전체 금액으로, 용처가 정해져 있지 않다. 추후 결손금을 메우거나 자사주 취득, 배당 재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520억원 규모로, 지난해 초 2113억원에 비하면 소폭 줄어든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미리 이 계정에 실탄을 확충해둠으로써 유사시를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하이트진로가 6년 만의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한 해라, 자본을 확충해놓을 필요가 있다. 상법에 따르면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 금액 중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한 금액의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달 신제품이 나오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인데, 시장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융통성 차원에서 미리 자금을 확보해둔 것"이라면서 "혹시 신제품 출시가 기대한대로 안된다면 운영자금이 부족하거나 결손금이 생길수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자금 부족시 연중에 다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서 안건을 상정하기보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제적으로 준비금을 확보해 필요시 간단한 절차만을 밟아 쓸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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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추후 임직원 및 급여 인상이나 자사주 취득, 배당 확대 등을 위해 투입될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기업은 보통 자사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판단했을 때나 오너가의 지분율이 낮은 경우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자사주 취득을 준비한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이같은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가 안정을 위해 유동 주식의 2%가 넘는 보통주173만2266주, 우선주 1626주 등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장기 매출채권의 대손처리나 장기재고자산의 손실처리를 위해 쓰일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이트진로는 손상채권과 미수금에 대해 4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해둔 상태다. 다만 이는 예년도에 비해 특별히 큰 규모는 아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추후 배당 확대를 위한 재원이 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이트진로는 연간 550억원 규모, 배당성향 200~400%대의 고배당을 하는 회사다. 다만 배당총액은 2012년 850억원에서 2015년 700억원, 2017년 560억원 규모로 차츰 축소돼왔다. 회사는 배당을 다시 확대할 가능성은 부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충분히 고배당을 하고 있다고 본다. 예전처럼 배당총액을 늘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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