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탁, 유동비율 607%에도 고민은 있다 [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무차입경영 불구 일부 위험자산 늘어, '요주의 신탁계정대' 증가
이명관 기자공개 2019-04-18 15:56:1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신탁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며 줄곧 무차입 경영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위험자산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2015년 이후 차입형 토지신탁을 추진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탁계정대여금이 증가한 탓이다. 요주의로 분류된 신탁계정대여금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부채비율 48%…NCR 957.8% 수준
국제신탁은 설립 이래 줄곧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재무제표 부채 항목도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선수금과 미지급금, 충당금 등이 전부다. 차입금 계정은 없다.
지난해 말 국제신탁의 별도기준 부채 총계는 373억원이다. 이중 차입부채는 0원이다. 우리은행과 40억원 규모의 차입한도 약정을 맺고 있지만 실행된 금액은 없다. 부채를 구성하고 있는 항목들을 보면 선수금(260억원)과 미지급금(22억원), 미지급법인세(64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년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점은 국제신탁 특유의 리스크 관리에 있다. 리스크 분산을 위해 토지신탁과 비토지신탁의 비중을 거의 절반씩 일정하게 유지했다. 이는 꾸준한 성장세의 기반이 됐다. 2007년 부동산 신탁사업을 본격 시작한 이래 2009년부터 순이익이 쌓이기 시작했고, 이익잉여금이 작년 말 기준 673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를 통해 국제신탁의 부채비율도 50%가 채 되지 않는다. 작년말 기준 국제신탁의 부채비율은 48% 수준이다. 꾸준히 잉여금을 쌓은 덕분에 자본 총계는 764억원에 달한다. 2013년 180억원에서 최근 5년 사이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무차입 경영 덕분에 전반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기준 957.8% 수준이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권고하는 최소비율 150%를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실적 호조 덕분에 보유 현금도 2013년 212억원에서 지난해 615억원으로 늘어났다. 대부분 환금성이 높은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점은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이 현금성 자산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자산 대비 다량의 현금을 보유한 덕분에 유동성 비율은 607.1%로 전년 보다 대폭 개선됐다. 2017년 국제신탁의 유동성 비율은 155%였다. 1년 새 유동성 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2017년 일시적 요인에 따른 유동성 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7년 유동성 부채는 395억원으로 신탁재산 매각에 따른 부가세와 관련된 미지급금 278억원이 반영됐었다. 하지만 이 금액이 빠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 부채는 98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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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계정대여금 증가…위험 신호 감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나태내고 있지만 국제신탁에게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 위험자산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신탁의 위험자산 비중은 2016년 15.4%로 저점을 찍은 이후 증가하고 있다. 추이를 보면 2017년 31.7%로 2배 가까이 불어났고, 지난해 41.8%까지 증가했다.
위험자산 비중이 증가한 것은 신탁계정대여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탁계정대여금은 건전성분류자산에 포함된다. 차입형 신탁사업의 분양률과 연동된다. 분양률에 따라 해당 사업장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2016년 신탁계정대여금은 38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189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엔 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나 증가했다. 신탁계정대여금 증가는 차입형 신탁사업의 추진과 맞닿아 있다. 국제신탁은 2015년부터 차입형 토지신탁을 시작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실질적으로 사업 주체로 나서는 만큼 직접 공사대금을 비롯한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사업 초기에는 유입되는 분양대금이 많지 않아 신탁사가 충당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크다. 해당 자금은 고유계정인 신탁계정대를 통해 충당한다. 국제신탁이 진행 중인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은 작년 말 기준 8곳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국제신탁의 차입형 신탁사업은 총 8개 사업장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들 사업장에 대한 추가 대출실행으로 신탁계정대여금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16년부터 요주의로 분류된 신탁계정대 규모도 증가추세에 있다. 2017년 21억원에서 지난해 186억원으로 불어났다. 요주의란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주의를 요하는 여신을 말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관련 신탁계정대의 자산건전성 저하와 추가 자금대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탁계정대 손실 발생이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관리능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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