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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수장' 권혁구, 신 성장 이끄는 전략가 [신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③이마트·센텀시티·스타필드, 대형 프로젝트 성사…화려한 초고속 승진

박상희 기자공개 2019-04-25 10:42:57

[편집자주]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는 신세계그룹에도 컨트롤타워는 존재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직속 조직으로 알려진 '전략실'이다. 계열사 업무 조율과 지원은 물론 그룹의 대형 M&A도 전략실 주도로 이뤄졌다. 남매 분리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전략실의 기능과 권한에도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전략실을 중심으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주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 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권혁구 사장(사진)은 그룹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손꼽힌다. 부산 센텀시티점 TF(태스크포스)팀장을 맡아 개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신세계프라퍼티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돼 신사업을 확장했다. 유통산업의 흐름과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을 바탕으로 수십년 간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책임져왔다.

권 사장은 신세계그룹 내에서 보기 드물게 백화점·대형마트는 물론 ㈜신세계와 ㈜이마트 부문 경험을 두루 거쳤다. 때문에 계열사 업무를 조정·조율하는 전략실장 자리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세계가 백화점과 이마트부문으로 인적분할한 이후 컨트롤타워(경영전략실)로 복귀했기 때문에 그룹 내 경영권 승계 및 남매 분리 경영을 준비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기획 전략가, 신사업 추진 역량 뛰어나…고속 승진 신화

권 사장은 대구 대륜고와 경북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1987년에 ㈜신세계에 입사해 올해로 33년째 신세계그룹에 몸 담고 있다. 1982년 입사한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1984년 입사한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신세계맨'으로 분류된다.

권혁구 축소
권 사장의 이력은 기획 및 전략 분야에 특화돼 있다. 신세계그룹의 굵직굵직한 신사업을 주도했다. 이제는 그룹의 핵심 사업이 된 대형마트(이마트) 초창기 시절 점포개발 실무를 맡았다. 부산의 랜드마크가 된 부산센텀시티점 프로젝트 TF를 이끌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 초대 대표이사도 맡았다. 20년 넘게 신세계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어난 기획통이 으레 그렇듯이 권 사장도 고속 승진 했다. 기획 전략가들은 보통 맡았던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 기회를 갖는다. 실제 입사 선배들보다 먼저 사장으로 승진하며 주목받았다.

권 사장의 기획 역량은 이마트부문 점포개발을 맡을 때부터 빛을 발했다. 권 사장은 ㈜신세계 경영정책담당 기획조사 과장을 거쳐 1998년 이마트부문 점포개발 과장으로 발령났다. 이듬해 이마트부문 RE담당표준화팀 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마트는 1993년 11월 출범했다. 첫 점포인 창동점에 이어 1994년 경기 고양시 일산점, 1995년 안산점, 인천 부평점을 연이어 개점했다.

권 사장이 백화점에서 이마트부문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대형마트 사업 초창기였다. 백화점이 주력이었던 신세계그룹에서 당시 국내 유통업계에선 생소했던 대형 할인점을 차기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외환위기 당시 업계가 투자를 주저할 때 과감한 투자 전략을 펼쳐 전국의 핵심 상권 부지를 대거 사들였다. 이마트부문 점포개발 실무자로 일했던 권 사장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신사업 발굴 및 추진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기획통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신세계·㈜이마트 계열 두루 거쳐…남매 경영 분리·승계에도 관여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컨트롤타워와 연이 닿았다.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담당 센텀시티 TF 팀장 발령이 계기가 됐다. 2005년 센텀시티TF 담당총괄 상무보로 승진했고, 2007년엔 센텀시티TF 담당총괄 상무로 승진했다. 센텀시티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고속 승진 역사를 썼다.

2009년 3월 문을 연 센텀시티점은 부산의 관광과 쇼핑 등을 책임지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 인증을 받았다. 백화점 매장 대형화를 선언하고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6000억원을 투자했다. 부산에서 오래 전 자리를 잡은 유통 라이벌 '롯데'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컸다. 이래저래 신세계그룹 입장에서 센텀시티는 명운을 건 대형 프로젝트였다.

결과적으로 센텀시티 프로젝트는 대성공이었다. 그에 따른 보상도 뒤따랐다. TF를 이끌던 권 부사장은 팀장에서 상무보, 상무로 빠르게 승진했다. 개관 이후 권 부사장은 센텀시티점 부점장을 지냈다. 2009년 본사로 복귀해 백화점부문 MD전략 담당을 거쳐 2010년 신규사업담당 부사장보로 승진했다. 다시 본연의 신사업 담당 업무로 복귀한 셈이다.

2011년엔 컨트롤타워로 다시 부름을 받았다. 경영전략실 전략기획팀을 맡았다. 2013년 경영전략실이 전략실로 바뀐 이후에도 계속해서 기획팀장을 맡았다. 2013년 부사장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말에는 전략실장 사장 겸 전략실 기획총괄로 승진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겸직했다. 2016년 기획총괄 직에서는 물러나고 전략실장만 맡고 있다.

복합쇼핑몰 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그룹의 신동장동력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첫 대표이사 자리에 그룹의 수장 이명희 회장은 당시 전략실 기획팀장이던 권 사장을 낙점했다. 권 사장은 '스타필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기대에 부응했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권 사장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두루 오갔다. 신세계그룹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이력이다. 권 사장과 이갑수 사장, 장재영 사장 모두 ㈜신세계로 입사했다. 장 사장은 주로 백화점 쪽에서 커리어를 쌓아나갔고, 이 사장은 1999년 이마트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이래 사장 자리에 오를 때까지 대형마트에서 경력을 쌓았다. 반면 권 사장은 백화점에서 이마트부문으로, 다시 컨트롤타워에서 백화점 TF장을 거쳤고, ㈜이마트 계열로 분류되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를 거쳤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몇년 새 남매 분리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다. 권 사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계열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 계열 전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전략실장을 맡고 있는 현재 ㈜신세계와 ㈜이마트에 모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향후 경영권 승계와 계열 분리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권 사장은 2011년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로 컴백했다. 신세계그룹은 2010년 ㈜신세계를 인적분할해 ㈜신세계와 ㈜이마트로 분리했다. 2016년에는 남매 지분 맞교환을 통해 분리 경영을 본격화했다. 모두 권 사장이 경영전략실과 전략실에서 몸담고 있을 때 추진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권혁구 사장은 그룹 내 손꼽히는 '기획통'으로 그룹의 성장 역사에서 중요했던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결과적으로 성공 역사를 써왔다"면서 "남매 경영 분리 상황에서 향후 거취도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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