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빼앗긴 것은 찾아올 수 있으나 내어준 것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빼앗길지언정 내어주지는 마십시오."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0화 중 유진 초이 (이병헌 분)가 고종의 충신이었던 이정문 대감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이다. 이 의미심장한 대사를 지난 18일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 센터에서 또 한번 접했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박원기 대표로부터다.
미스터 션샤인은 구한말 개혁을 빌미로 조선의 주권을 차지하려는 강대국 사이에서 투쟁하는 조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역사적 배경을 단순 대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현재 '클라우드' 사업 분야에서도 한국의 데이터 주권을 가지려는 글로벌 업체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업체들이 점유율 80%이상을 차지한 상태다. 특히 올해 공공·금융분야의 빗장이 풀렸고 클라우드 시장이 2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아마존이 공공·금융 분야 진출을 선언했고 국내 클라우드 사업에 무게를 크게 두지 않았던 구글 등의 글로벌 업체들도 사업 확장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 IT 대기업들도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며 빠르게 나서는 듯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자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아닌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마존, IBM 등 글로벌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그들의 서비스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내 IT대기업이 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의 영업점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국외에 스스로 국내의 데이터를 내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클라우드가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기간 산업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며 모든 기술과 서비스가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이뤄진다. 주요한 데이터가 국내가 아닌 국외 업체 플랫폼에 쌓일 경우 기간산업 인프라가 국외에 종속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래서 글로벌 업체를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하고 있는 네이버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으로서 클라우드 영토를 지키기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2년 전 자회사 NBP에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내놨고 상품 라인업을 갖추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은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다는 점을 알리며 글로벌 서비스의 국내 시장 독점과 횡포를 견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전 세계 검색 시장이 구글에 점령당했어도 네이버만큼은 국내 시장을 지켜낸 역사가 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데이터 주권을 지키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도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성장하려는 네이버의 의미있는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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