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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진출·라인 성공신화 이끈 신중호 대표 [네이버를 움직이는 사람들]②'첫눈' 창업 멤버로 검색·글로벌 진두 지휘

정유현 기자공개 2019-05-02 08:09:04

[편집자주]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네이버는 국내 대표 IT기업이다. 네이버는 전통적인 대기업처럼 경영 전반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주요 리더가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조직 개편 실험도 한다.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네이버를 이끄는 주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6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한국 최대 인터넷 포털로 불린 바 있다. 지금은 다양한 비즈니스가 더해져 '기술기업'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한국 최대 기술 기업 정도가 적당한 표현이다. 네이버의 고민은 '해외 진출'이다. 글로벌 비전을 위해 일본으로 프랑스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이해진 창업자의 직함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다.

네이버의 유의미한 해외 진출 사례는 일본에서 성공한 메신저 '라인'이다. 라인은 한국 기업이 일본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진출한 독특한 구조를 보인다. 라인의 성공엔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의 역할이 가장 컸다.

신중호 라인 공동 대표(사진)이자 서치앤클로바 CIC(사내독립기업) 대표는 네이버의 기술과 사업을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개발자출신으로 검색과 글로벌 사업까지 모두 경험한 네이버의 핵심 인물이다. 한성숙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네이버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는 역할을 한다면 신 대표는 네이버의 글로벌 비전을 실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신중호호호
신 대표는 1999년 오즈테크놀로지와 2002년 네오위즈를 거쳐 2005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함께 '첫 눈(1noon)'을 창업했다. 첫눈에서 CTO로서 '스노우랭크(Snow Rank)'라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고 당시 네이버와 다툴 강력한 다크호스로 인정받았다.

첫눈은 구글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고 있다는 소문까지 날 정도로 경쟁력 있는 신생 벤처였다. 이를 알아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2006년 350억원에 첫 눈을 인수했고 신 대표는 네이버에 합류했다. 이 창업자가 첫 눈을 인수한 시기는 네이버가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의 고배를 마신 뒤였다.

네이버는 2001 년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해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야후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2005년 철수했다. 네이버재팬 사이트도 폐쇄했다. 첫눈 인수 후 이 창업자는 2007년 네이버재팬을 재설립했고 2008년 검색센터장이었던 신 대표를 포함 첫눈팀을 일본으로 파견했다. 첫눈 인수는 실패한 글로벌 진출의 반전 포석이었다.

◇日 재진출 후 성과 미미…2011년 동일본 대지진 계기로 기획한 '라인' 성공

두 번째 도전을 위한 채비를 마친 네이버는 2009년 7월 다시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첫 번째 실패를 교훈삼아 검색 기술력 강화했다. 한국식 통합 검색보다 구글식 웹검색에 중점을 뒀다.

네이버 정리(마토메)라는 서비스에 승부를 걸었다. 국내에서 네이버 성공 비결이 '지식IN'이었다면 일본에서는 마토메를 통해 검색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밑그림이었다. 2011년 일본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하던 라이브도어도 인수하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지만 마토메 외에는 큰 성과는 없었다.

이 창업자는 방향을 바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이에 적합한 서비스를 조사 및 검토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신 대표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전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터넷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들이 작동하는 것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가족들에 자신의 생사를 알리기 위해 문자메시지 대신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다. 신 대표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한달 후부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지진 발생 3개월만에 라인이 출시됐다. 빠른 시간 내 서비스가 출시된 것도 신 대표의 실행 리더십 덕분이다. 라인은 네이버가 다년간 쌓은 인터넷 서비스 노하우, 일본 시장에서 얻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신 대표는 현지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서비스로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아르바이트 구직 정보를 제공하는 '라인바이트'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반영한 '이모티콘, 전자책 서비스 라인망가 등의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문화화 전략중 하나였다.

라인은 1년 만에 글로벌 가입자 5000만명을 넘어섰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6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일본에서만 약 7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할 정도로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라인이 인기를 끌자 회사 이름도 NHN재팬에서 라인주식회사로 바꿨다.

라인은 5년여간의 성공적인 사업을 바탕으로 2016년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라인의 기업공개는 한국에 뿌리를 둔 서비스가 외국에서 독자 서비스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신 대표는 언어적 어려움을 극복하며 서비스를 구축했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통해 라인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 창업자는 신 대표의 노력과 리더십을 인정해 상장 당시 자신의 두배에 가까운 1026만4500주를 스톡옵션으로 부여했다. 신 대표의 스톡옵션은 당시 기준으로 평가이익이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책임감을 갖고 서비스 성공을 이끌에 낸 데 대한 보상이다.

◇신 대표 라인과 서치앤클로바 CIC 의미…일본 검색 진출·글로벌 도전 승부수

신 대표의 직함은 라인과 네이버의 성장과정에서 여러차례 바뀌었다. 2013년 라인의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4년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 2018년 라인 최고서비스책임자(CSO)를 거쳤다. 2019년 2월 라인 고객감동책임자(CWO)에 임명되더니 3월 이사회를 통해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와 함께 라인의 공동 대표로 선임됐다.

라인의 탄생과 성장과정에서 서비스를 이끌어온 신 대표가 공동 대표로 경영에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올해 라인을 통해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본 시장에는 그동안 실패했던 검색 엔진 시장에 재도전을 한다. 네이버는 라인에 인공지능(AI) 검색 엔진을 접목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이후 라인이 성공한 태국, 대만 등의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서 검색 기술의 연구 개발 운영을 담당해온 서치(검색) 팀과 인공지능 기술 개발 조직 '클로바'를 통합해 서치앤클로바를 출범시켰다. 이 CIC를 이끄는 것은 신 대표다. 라인의 글로벌 성공과 검색 전문가인 신 대표를 라인의 전면에 세운 것은 네이버의 글로벌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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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및 기타사업부문 영업손실 추이 (단위:십억원)

라인은 올해 핀테크 및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제2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하는 단계로 비용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신 대표는 검색 사업 성공 및 라인의 핀테크 사업에서 수익성 확보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라인 측은 "신중호 대표는 서비스 중심 사고를 가지고 라인 메신저 등 수많은 라인 서비스 구축에 중심이 됐다"며 "이데자와 대표와 신 대표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해 라인의 경영 구조를 강화하고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에 성장을 가속화할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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