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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자금 얼마나 남았나 [베일에 싸인 쿠팡]⑥공개 4건+ 비공개 7건…비전펀드 잔여 투자 약 1.5조 남은 듯

양용비 기자공개 2019-05-02 13:43:00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최고의 화두는 쿠팡의 성공 여부다. 쿠팡은 국내 기업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의견은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나뉘고 있다. 쿠팡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어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더벨은 쿠팡의 지배구조와 재무여력, 사업 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9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에 대한 최대 관심사는 유치한 투자 자금의 잔액 규모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이하 비전펀드)나 블랙록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물류 인프라 구축·인건비 등에 사용한 뒤 현재 얼마만큼의 투자 자금이 남아있는지 여부다.

쿠팡이 유치한 투자금 잔액 규모에 대해 유통업계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경영 지속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자 규모가 매년 커지고 누적 손실액도 불어나고 있지만 쿠팡이 '의도된 적자'라며 반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어 경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투자금 잔액은 경영 지속성 여부를 판가름 할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 다만 쿠팡이 투자 유치 자금 잔액에 대한 명확한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쿠팡이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그간 투자로 유치한 자금이 34억 달러(3조9400억원) 가운데 약 8000억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팡 투자

◇비공개로 유치한 투자도 존재…공개된 액수보다 4억 달러 많아

쿠팡은 현재까지 기업이나 사모펀드로부터 총 4차례에 걸쳐 34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쿠팡에 투자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진 곳은 △소프트뱅크(10억 달러) △비전펀드(20억 달러) △블랙록(3억 달러) △세퀴아 캐피탈(1억 달러)이다.

사실 쿠팡에 투자했다고 알려진 4곳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투자도 더러 있다. 비공개 투자분까지 모두 합하면 쿠팡이 유치한 투자는 총 11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업인 CBinsight에 따르면 쿠팡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외부로부터 총 11차례에 걸쳐 38억4400만 달러(약 4조4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이 알려지지 않은 투자 1건을 감안하면 투자 유치 금액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규모는 10만 달러에서 최대 20억 달러까지 다양하다. 투자자는 알려졌지만 투자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다.

총 11곳의 투자 금액을 모두 합치면 기존에 쿠팡이 밝혔던 투자 유치 금액보다 약 4억4000만 달러(약 5000억원) 많은 규모다. 쿠팡이 알리지 않고 유치한 투자를 산술적으로 더하기만 해도 업계의 예상 잔액인 약 8000억원보다 많은 투자 금액(1조3000억원)이 곳간에 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쿠팡이 받은 투자가 알려진 것보다 많은 만큼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여유있는 자금을 갖고 경영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 자본 변동

◇투자금 잔액 '단서' 주식발행초과금…비전펀드서 받은 돈 6600억 수준 예상

쿠팡에 베팅한 투자사들은 투자금을 우선 미국 법인인 포워드벤처스(Foward Ventures LLC)에 전달한다. 미국 법인은 이렇게 유입된 투자금을 다시 한국 법인인 쿠팡에 유상증자 참여 형식으로 재전달한다. 투자금이 '투자사→미국 법인(포워드벤처스)→한국 법인(쿠팡)'의 순서로 전달되는 셈이다.

쿠팡이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조달할 때는 그에 따른 '주식발행초과금'이 발생한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의 발행가가 액면가를 초과할 때 생기는 차액을 말한다. 주식발행초과금은 기업의 전망이 밝아 투자자의 기대가 높을 때 투자자가 액면가액 이외에 금액을 추가해 주식을 매입해도 좋다고 판단하면 발생한다.

예컨대 1만원 짜리 주식 2주를 산다고 가정하자. 기업 전망이 밝아 기존 액면가 1만원에 9만원을 얹어 A기업의 주식 1주를 산다. 총 20만원에 A기업 주식 2주를 산 셈이다. 이때 A기업에는 자본금으로 2만원, 주식발행초과금으로 18만원이 계상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주식발행초과금은 1조3535억원이다. 지난해 쿠팡이 발행한 주식수는 2만7100주로 자본금을 전년보다 13억5500만원 늘렸다. 주식발행초과금+자본금(1조3549억원)을 발행 주식 수(2만7100주)로 나누면 지난해 쿠팡이 1주당 4999만원에 주식을 발행했음을 알 수 있다.

1주당 발행가를 알면 지난해 쿠팡이 비전펀드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얼마나 한국 법인에 유입됐는지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비전펀드가 투자를 단행한 11월 20일 이후 늘어난 한국 법인의 주식 수를 곱하면 어느 정도의 금액이 투입됐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인 11월 29일과 12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쿠팡은 2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주식 1만2380주를 발행했다.

발행 주식(1만2380주)과 1주당 발행가(4999만원)를 곱하면 11월 20일 이후 쿠팡으로 유입된 투자금은 약 6188억원 규모다. 지난해 비전펀드가 투자한 돈 20억 달러(2조3210억원) 가운데 쿠팡에 들어온 자금은 약 26% 수준 밖에 안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전펀드로부터 받은 금액 가운데 1조 5000억원이 넘게 쿠팡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간 쿠팡에 알려지지 않은 투자가 존재했던 것을 더하면, 업계가 예상 잔액인 8000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 아직 장전도 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쿠팡 관계자는 "투자 유치 이후 남은 금액이나 투자자에 부분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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