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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유니맥스, 자발적 보호예수의 '민낯'

박창현 기자공개 2019-05-07 08:03:4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컴그룹이 최근 계열사 한컴유니맥스의 경영권을 팔았다. 한컴유니맥스는 지난해 3월 스팩(SPAC)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한컴그룹은 한컴유니맥스를 상장시키고 13개월에 자금회수에 나선 모양새다.

당시 한컴그룹은 스팩을 통해 자회사 상장에 나선 탓에 지분 매각 제한이 걸렸다. 관련 법령에 따라 최대주주 측은 신규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계속 보유 의무가 생겼다. 신규 상장일이 2018년 3월이니 그 해 9월까지 보호예수 대상이었다.

보호예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다. 상장 주식은 현금화가 쉬울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액면가 대비 시장 가치도 더 높다. 따라서 상장과 동시에 최대주주 측이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을 팔 가능성이 높다. 급작스러운 지배구조 변동과 오버행 이슈를 방지하고자 의무 보유 기간을 둔다.

이 과정에서 한컴그룹 오너일가는 보유 중이던 한컴유니맥스 신주인수권에 한해 자발적으로 보호예수 기간을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늘렸다. 오너일가는 확실한 노림수가 있었다.

먼저 주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시키고자 했다. 단기간 내 최대주주가 차익 실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강력하게 표명함으로써 투자자 이탈을 막았다. 아울러 지배구조 변동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너일가는 스스로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보호예수 기간이 아직 5개월이나 남았지만 지난달 M&A 거래에 동참해 보유 워런트를 전부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보호예수 약속은 선심성 호의가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사안이었다. 보호예수 의무를 위반했지만 감독기관은 제재 조치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자발적으로 보호 예수를 약속한 탓에 법률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신규 워런트 인수자 측에 1년 더 보호예수 기간을 부여한 것이 전부였다. 정작 규정을 위반하고 실질적 실익을 거둔 매각자 측은 무풍지대에 있다.

자발적 보호예수 조치는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지배주주 측의 주식 보유 및 부양 의지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투자자들도 깊은 신뢰를 보낸다. 하지만 한컴유니맥스 오너일가는 그 신뢰를 깨고 금전적 실익을 얻었다. 물론 어떤 책임도 없다. 이제 그 누가 자발적 보호예수를 신뢰할 수 있을까. 그 민낯을 직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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