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중공업, 1% 이익률에 웃었다…'고난의 행군' 끝? 선가·공사손실충당금 정상화 기조, 수주잔고 'V'자 턴

구태우 기자공개 2019-05-10 07:58:2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8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호실적"

현대중공업 1분기 실적을 접한 조선업계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수주 불황에 선가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었다. 올해 1분기에는 현대중공업의 '고난의 행군'도 짐을 싸는 모양새다. 2분기 연속 적자 끝에 흑자로 전환한 데다 공사손실충당금도 낮아졌다. 조선업에 드리운 안개가 걷히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연결 기준 28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2519억원, 2474억원을 냈는데, 적자폭이 대폭 줄었다.

무엇보다 조선과 해양 부문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현대중공업 조선부문은 1분기 35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조선부문은 지난해 4분기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을 제외한 모든 자회사가 1분기 흑자를 냈다. 현대중공업이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현대미포조선과 현대비나신의 영업이익은 각각 138억원, 121억원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 조선 부문의 실적이 개선된 건 공사손실충당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신규 수주 선박과 수주 잔량을 평가해 공사손실충당금을 책정한다. 선박 건조 시 발생할 손해액을 미리 회계에 반영한다. 환율과 자재비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공사손실충당금으로 160억원을 설정했다. 지난해 1분기 37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이 발생했는데, 규모가 대폭 줄었다. 올해 1분기 충당금 설정 비율도 1.1%에 그쳤다. 앞으로 공사에서 거의 손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다. 원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높아졌고, 원자재값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는 게 현대중공업의 평가다.

현대중공업 실적 추이

공사손실충당금은 손익계산서상 매출원가에 포함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매출원가는 12조7631억원(원가율 97.2%)이다. 이중 공사손실충당금은 5550억원에 달한다. 공사손실충당금이 높게 책정되면 영업이익이 낮아지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4분기보다 0.8% 포인트 낮아진 96.9%를 기록했다.

4대 선종의 선가가 오르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31포인트를 기록했다. 조선업 수주 불황이던 2016년 신조선가지수는 12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LNG 캐리어를 중심으로 선가가 오르고 있어 조선사의 수익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선가 하락으로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는 선박을 비싸게 건조해 싸게 팔았다. 배를 건조해도 수익을 못내 '울며 겨자먹기'로 버텼다. 선가 인상으로 충당금 환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조선 부문 수주 잔고는 21조5288억원으로 1년 동안 6조2760억원 늘었다. 2017년 최저점을 찍은 뒤 'V'자 곡선을 그리면서 상승 중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현대중공업은 '보릿고개'에서 서서히 빠져 나오는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은 현대중공업 실적 발표회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성기종 현대중공업 상무는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며 "이번 실적은 불안과 걱정보다 안심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수주 절벽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분기 매출이 5조원 아래로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면 2017년 4분기부터 꾸준히 영업적자를 냈다. 현대중공업이 3조원의 매출과 0.9%의 영업이익률에도 모처럼 웃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구태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