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채권형 중심 잔고증가…수익성 '주춤' [펀드판매사 대격변]높은 단기금융상품 의존도, 힘 못쓰는 주식형·파생형
최필우 기자공개 2019-05-16 08:23:04
[편집자주]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펀드 시장 핵심 플레이어다. 이들은 막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대형펀드를 키워낼 키(key)를 쥐고 있다. 최근 업권별 1위 펀드 판매사가 바뀌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더벨이 대격변 속의 펀드판매사 현황과 판매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3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펀드 판매잔고를 늘렸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뒷걸음질치고 있다. 채권형펀드 판매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주력이었던 파생형과 주식형 판매잔고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잔고 늘고 수익성 주춤, 채권형 위주 성장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신한은행의 펀드판매 잔고는 18조736억원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 7854억원(4.5%) 늘었다. 하지만 실적은 악화됐다. 신한은행의 1분기 펀드 수수료 이익은 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291억원에 비해 63억원(21.5%) 감소했다.
펀드 판매잔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악화되는 흐름은 지난 2015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2015년말 16조9330억원이었던 판매잔고는 작년말 17조2882억원으로 3552억원(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펀드 수수료수익은 1107억원에서 979억원으로 128억원(11.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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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보수가 낮은 채권형 중심으로 외형을 키운 게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요인이다. 채권형펀드 판매잔고는 2015년말 7006억원에서 지난 3월말 2조8311억원으로 4배 늘었다. 판매잔고 총액은 증가했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감소한 단기금융상품 잔고는 올들어 반등했다. 판매잔고 5조1588억원으로 3421억원(7.1%) 늘었다. 왕 그룹장은 취임 후 법인영업 전담 PB인 CPB(Corporate Private Banker)를 없애고, 전체 영업점 직원에게 법인 영업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법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잔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금융상품 역시 실적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신한은행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파생형은 고전하고 있다. 파생형펀드 판매잔고는 2조8929억원이다. 2015년 말과 비교해 1조800억원(27.2%) 감소했다. 여전히 4대 시중은행 중 파생형 잔고가 가장 높지만 과거 위상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다.
주가연계펀드(ELF) 판매가 줄면서 파생형 잔고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은 과거 ELF를 주력으로 삼고 판매를 늘려 왔으나 최근 들어 신탁부에서 주가연계신탁(ELT) 형태로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에 나서고 있다. ELF와 ELT는 비히클(Vehicle)이 펀드이거나 신탁인 게 다를 뿐 ELS와 사실상 같은 상품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이 지난 2017년 1조원 넘게 판매했던 '신한BNPP커버드콜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은 작년 한해 동안 패밀리펀드 기준 6901억원이 순유출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과거 ELF 판매를 선도하는 등 파생형 상품 세일즈에 강점이 있었으나 최근 주춤한 모양새"라며 "법인 영업을 강화하며 채권형펀드와 단기금융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립식 비중 11.4%, 주식형 잔고유지 난항
신한은행 펀드 판매잔고는 우리은행(19조5280억원), KB국민은행(19조1826억원)에 이어 국내 시중은행중 3위다. 기존 1위였던 KB국민은행을 따라잡지 못했고, 2017년에는 우리은행에 역전을 허용했다. 4위 KEB하나은행과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낮은 적립식 비중이 신한은행의 성장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의 전체 판매잔고 중 적립식으로 판매된 금액은 2조633억원이다. 전체 잔고의 11.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KEB하나은행(38.1%), 우리은행(35.3%), KB국민은행(30.9%)과 비교해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주식형펀드 잔고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식형 판매잔고는 2조7878억원으로 2015년말(4조4245억원)에 비해 1조6367억원(37%) 줄었다. KEB하나은행(3조2981억원)보다 잔고가 낮아졌을 뿐 아니라 주식형펀드 판매 최약체로 꼽히는 우리은행(2조5300억원)과의 격차도 좁혀졌다. 증시 흐름과 무관하게 꾸준히 유입되는 자금이 적어 환매가 판매잔고 축소로 직결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특정 펀드 판매를 단기간에 늘리는 데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환매도 빠른 편"이라며 "증시가 회복되거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주식형펀드에서 환매되는 자금 규모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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