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소통 확대' 약속 지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칼라일그룹 대담회서 직접 '미래 비전' 제시…'실적개선·조직개편' 자신감 기반
고설봉 기자공개 2019-05-24 08:11:0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글로벌 투자자들과 약속을 지켰다. 올해 주주총회를 거치며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한 뒤, 약 2개월여 만에 투자자들 앞에서 모빌리티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장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제시하며 소통을 확대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대담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를 시작하며 '정의선 체제'가 출범하고, 그룹 내 조직개편 및 실적개선 등에서 성과가 도출되면서 본격적으로 대외 행보에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에서 열린 칼라일그룹(Carlyle Group) 초청 단독대담을 가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칼라일그룹 이규성 공동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고객중심 가치', '미래 트렌드 대응',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이 고객 및 자본시장 주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담형식을 빌어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담은 칼라일그룹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칼라일그룹은 전세계 주요도시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컨퍼런스 시 주요 정·재계 인사를 초청해 대담을 개최한다. 칼라일그룹은 세계적인 사모투자펀드(PEF)다. 1987년 뉴욕 칼라일 호텔의 이름을 따서 사모펀드를 설립했다. 1700억달러(192조원)의 자산을 운영하는 칼라일그룹은 KKR, 블랙스톤 그룹과 함께 글로벌 3대 사모펀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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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은 PEF 및 투자자, 시장 관계자 등이 경청한 가운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약 30여분 간 영어로 진행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체적으로 비즈니스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과 조직문화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래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해결책을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 많이 변할 것"이라며 "우리 문화는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연구개발의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다"며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이냐'는 질의에 "미래 트렌드 대응" 등을 꼽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내비쳤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전장화 등 미래차 혁신기술에 대한 선도 의지도 피력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실리콘 밸리의 팔로알토 같은 교통 여건이 좋은 환경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확대할 생각"이라며 "현대차그룹이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는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PC처럼 바로 재설정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대담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올해를 시작하며 정 수석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이사회를 전면 개혁하며 경영 투명성을 강화했다. 글로벌 기업설명회(IR)를 확대하고, 시장 및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담은 이러한 현대차그룹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과의 소통 확대 및 기업 투명성 제고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천의지를 재확인시키는 자리로 평가된다.
대담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자본시장과의 소통 노력의 방점을 찍는 고무적인 자리였고, 향후 구조개편 추진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조성됐다"며 "짜여진 각본 없이 진솔하고 자연스러운 대담으로 젊고 유연한 리더십이 돋보였으며, 다양한 의제를 영어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글로벌 그룹을 리딩하는 기업인의 진면목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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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대담 참석은 그룹 리더로 발돋움 한 뒤 약 6개월여 만에 조직이 안정화되고, 실적이 개선되는 등 성과가 도출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올해 1월 '정의선 체제' 출점 뒤, 현대차그룹은 내부에서 많은 변화를 맞았다. 특히 엘리엇의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리더십은 항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조직문화 혁신과 미래기술 축적 등에서도 혁신이 이뤄지고, 지난해까지 악화일로였던 실적은 올해들어 개선세가 뚜렷해졌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대형화·고급화' 전략의 성과를 거뒀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 및 SUV 라인업 확대 등 글로벌 시장 대응 전략이 통했다. 올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판매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등 의미 있는 실적을 냈다. 기아차도 올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순항했다. 신차 출시와 시장 지배력 확대 등에 힘입은 평균 판매가격(ASP) 인상 효과로 매출 볼륨을 유지했다.
대담회에 참석한 투자자는 "미래 R&D 투자 및 외부 제휴 확대, 안전 최우선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업의 특성에 기반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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