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국 JB금융 CRO, 전북·광주은행 겸직 이유는 [금융 人사이드] 지주·투뱅크 리스크전략 일원화…내부등급법 도입준비 일환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27 08:22:2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4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그룹은 최근 지주회사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이 자회사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CRO도 겸하는 3사 겸직체제를 실시했다. 투 뱅크(Two Bank) 체제에서 지주사와 리스크관리 전략을 일원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위험가중자산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해 지주와 두 은행 간의 유기적 위험관리 체계를 갖춰야 하는 점이 고려됐다.23일 은행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이달 초 신규 선임된 이승국 지주 CRO(상무)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위험관리책임자 및 리스크관리본부장을 겸임토록 하는 내용의 인사조치를 최근 완료했다. 이 상무는 지주 보직을 유지한 채 전북은행에선 본부장 직급을, 광주은행에서 부행장보 직급을 겸하는 1인 3역을 맡게 된다.
그는 JB금융지주가 외부에서 CRO로 영입한 인물이다. 부즈앨런해밀턴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 언스트앤영(Ernst & Young), 부즈앤컴퍼니(Booz & Company), KB캐피탈 리스크관리부장 등을 두루 거친 금융업 리스크관리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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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지주·은행 CRO 겸직이 드문 일은 아니다. 황효상 하나금융 부사장이 지주와 은행 CRO를 겸하고 있으며 지금은 분리됐으나 KB금융도 2년 전에는 지주·은행 겸직체제였다. 다만 금융지주 CRO가 복수의 자회사 보직을 겸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JB금융의 경우 지리적 여건도 좋은 편이 아니다. 지주 CRO 사무실은 서울에, 전북은행은 전주에, 광주은행은 광주에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웬만한 금융회사들이 화상회의 같은 비대면 시스템을 갖고 있기는 하나 한번 삐끗하면 거액의 부실이 생기는 리스크관리 업무를 비대면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전주, 광주를 오가며 대면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애로사항에도 불구, JB금융이 3사 CRO 겸직체제를 구축한 이유는 지주와 은행의 리스크관리 전략을 일원화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JB금융 관계자는 "현재 그룹 계열사는 전북·광주은행과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이 전부"라며 "은행 의존도가 큰 만큼 지주가 은행 리스크관리를 통제 못하면 그룹 차원의 위험관리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JB금융그룹의 숙원인 위험가중자산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해서라도 지주와 두 은행 간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의 위험가중자산 산출방법은 전체 금융회사의 표준치를 적용하는 표준등급법과 해당 금융사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으로 나뉜다.
통상 내부등급법을 통해 산출된 자기자본비율이 표준등급법 보다 높게 나온다. JB금융의 경우 최대약점인 보통주자본비율의 제고를 위해서라도 내부등급법 도입이 시급한 과제다. 1분기 말 기준 JB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9.3%로 금융당국 지도비율(9.5%)에 미달한 수준이다.
내부등급법을 쓰려면 금융감독원 승인심사와 함께 1년여간 시범운영을 거쳐야 한다. 광주은행은 내부등급법을 쓰지만 전북은행과 JB금융지주는 표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다. JB금융지주는 2016년부터 내부등급법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신청까지 진행되지 못했다. 금융지주의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해선 자회사가 먼저 승인받아야 하는 탓이다.
JB금융 측은 광주은행 내부등급모형을 기반으로 변경 승인을 통해 전북은행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주와 전북·광주은행의 CRO 겸직은 이를 고려한 인사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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