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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동거리 300만㎞, 발로 뛰는 리더 '정일문' [한국투자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⑤ECM·DCM 부문 터닝포인트 주역…"현장에 답 있다" 기적 만든 소신

양정우 기자공개 2019-06-17 14:40:39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07: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명가로 도약한 전환점은 삼성생명의 IPO였다. 2010년 삼성생명의 사상 최대 공모를 성사시킨 뒤로 국내 대기업의 IPO를 휩쓸기 시작했다. 주로 중소형 상장 딜을 맡아오다가 IPO의 대표 증권사로 입지를 굳힌 계기였다.

삼성생명 IPO를 따낸 주역들은 어느새 한국투자증권의 곳곳을 지탱하는 기둥이 됐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을 꼽자면 단연 당시 IB본부장을 맡았던 정일문 대표(사장, 사진)다.

정 대표가 IB부문을 지휘했던 시기, IPO가 꽃인 주식자본시장(ECM) 업무뿐 아니라 부채자본시장(DCM) 파트도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냉기가 시장을 덮치자 경쟁사는 잔뜩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오히려 커버리지 부서에 힘을 싣는 강수를 뒀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돌자 수혜를 톡톡히 누린 배경이다.

27년 IB 외길을 걸어온 정일문 대표는 언제나 현장을 중시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게 한국 자본시장의 일대를 역동적으로 누벼온 그의 결론이다. '을'의 마음과 '영업맨'의 자세로 고객을 찾아가는 것. 정 대표는 이런 기본 정서가 굳건해야 IB의 경쟁력이 흔들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도약의 발판' 삼성생명 IPO, 일등공신…한국투자증권 IPO 수익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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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IPO는 '기록의 성찬'이었다.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4조8881억원)인 건 물론 금융업 시가총액 1위(22조원), 사상 최대 수수료 등 한국 IPO 시장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딜로 여겨진다.

한국투자증권 내부에도 기념비적 딜로 남아있다. 삼성생명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꿰찬 후 그간 약점으로 지적된 대기업 IPO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앞서 옛 LG필립스 LCD와 삼성카드의 IPO를 맡기도 했지만 삼성생명 딜을 트랙레코드에 올린 게 도약의 시발점으로 꼽힌다.

삼성생명 IPO를 따냈을 당시 업계에선 충격을 받은 만큼 뒷말이 쏟아졌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같은 대학원(게이오대학교) 출신인 점이 부각됐을 정도다. 하지만 삼성생명 IPO의 현장에 있던 IB는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친다. 죽기 살기로 뛰어든 '한투맨'을 지켜봤던 이들이다.

정 대표는 IB본부장으로서 삼성생명 IPO의 전 과정을 이끌었다. 대표주관사로 낙점되기 전부터 5개월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기까지 일선 실무진과 소통하며 업무를 지휘했다. 상장이 완료된 후 대표주관사로서 가장 많은 수수료(105억원)를 움켜쥔 건 물론이다.

삼성생명 IPO가 막을 내린 지 9년이 흐른 시점. 한국투자증권은 IPO 수익 국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블랭크코퍼레이션 등 10여 건의 주관사 계약을 수임했다. 최근엔 조 단위 빅딜인 SK바이오팜 IPO에도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IB본부장 시절, 채권 주관사 입지 초석…개인고객그룹장, 자산관리 수탁액 '쑥쑥'

한국투자증권이 회사채 주관사로 입지를 다진 것도 정 대표가 IB본부를 이끈 시기였다. 십수년 전만해도 한국투자증권은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1% 안팎에 불과했다.

DCM 파트도 명성과 역량이 단번에 뒤바뀐 터닝포인트가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엄습했을 때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 행렬은 자취를 감췄다. 회사채 발행 업무를 맡은 증권사 커버리지 부서가 곧바로 타격을 받았다. 수익성이 약화된 증권사마다 IB부문은 물론 모든 사업 영역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시기다. 하지만 정 대표는 위기 가운데 기회를 엿봤다. 글로벌 불황이 회복기로 돌아서면 가장 먼저 채권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오히려 커버리지 부서를 재정비한 끝에 다시 찾아온 경기 호황에서 가장 큰 수혜를 누렸다.

1988년 공채 신입사원(옛 한신증권)으로 입사한 정 대표는 27년 간 IB 업무만 맡아왔다. 그러다 2016년 처음으로 IB 파트를 떠났다.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기업금융이 아닌 개인금융을 총괄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가 그룹장을 맡은 동안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 부문 수탁액을 대폭 늘렸다. '부동산 공모펀드', '상장 전 기업 투자펀드' 등 IB 색채가 강한 상품을 만들어냈다. '기업금융-개인금융' 시너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가 부임한 지 1년 후 자산관리 수탁액은 2조2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IB 역량, 고객에 진정성 전달…"현장에 답이 있다" 소신 간직

10여 년 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한 지방 기업의 정문엔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내걸렸다. 다만 글귀가 하나 더 적혀 있었다고 한다. '정일문은 제외'.

다른 증권사 IB는 IPO 소문이 무성해지자 그제서야 기업 방문에 나섰다. 그러나 전국 방방곳곳을 발로 뛴 정 대표가 일찌감치 거쳐간 기업이었다. 정 대표는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얻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번이라도 더 고객을 찾아가고 현장에서 고객을 우선하는 진정성을 전하는 게 IB의 역량이라고 확신한다.

원체 호탕한 외향적 성격에 도전을 즐기는 진취적 성향. 정 대표는 영업 현장을 찾아 이동한 거리가 300만㎞에 달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임원이 되기 전과 후 자동차로 각각 100만㎞씩 달렸다. 여기에 입사 뒤 비행 누적 거리가 100만㎞라고 한다.

정 대표가 한국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지 이제 반년차에 들어섰다. 아직 공과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그는 발로 뛰는 리더로서 직접 현장을 찾아 이동 거리 400만㎞를 채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학력>
△1964년 출생
△광주 진흥고등학교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서강대학교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고려대학교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경력>
△1988 한신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입사
△2004~2008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기업콘텐츠관리(ECM) 상무, IB부문장, IB2본부장, IB본부장
△2008~2015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겸 퇴직연금본부장(부사장)
△2016~2018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
△2019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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