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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 '분산투자' 규제 현실화, 경쟁력 차별화 '난망' [법인용MMF 진단]⑤SPC별 발행인 인정 '편법' 무효…운용업계 "필요한 규제" 수긍 분위기

이민호 기자공개 2019-06-24 13:35:00

[편집자주]

법인용MMF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 100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온 양적완화 기조를 타고 법인용MMF는 설정규모를 급속도로 불렸다. 이런 법인용MMF는 지난해 카타르 ABCP 사태 이후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법인용MMF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공채 등 안전자산 편입 비중을 일정 부분 의무화하고 분산투자 규제를 이전보다 강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용MMF가 성장한 배경과 추후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0일 07: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유명무실했던 법인용 머니마켓펀드(MMF) 분산투자 규제를 손봤다. 앞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발행된 자산도 기초자산이 같으면 분산투자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운용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운용사와 고객 모두에게 필요한 조치라며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수익성 높은 자산의 편입이 제한돼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기존 분산투자 규제 '구멍'…기초자산으로 기준 조정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며 이 자산을 편입했던 법인용MMF에서 대규모 환매 사태(펀드런)가 발생하자 올해 1월 법인용MMF 건전성 제고 방안을 내놨다. 이 개혁안에는 법인용MMF에 대한 조건부 시가평가방식 도입과 함께 분산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법인용MMF에 편입한 ABCP 등 유동화증권에 대해 각 유동화증권의 발행인으로 등재된 SPC가 아닌 유동화 대상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분산투자 규제를 적용하게 된다. 이 방안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을 거쳐 2020년중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에도 동일인이 발행한 자산에 대해 법인용MMF 편입비중을 제한하는 규제는 존재했다. 특정 자산의 부실이 상품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행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르면 국채, 지방채, 특수채 등을 제외하고 동일인이 발행한 채권과 기업어음(CP)은 각각 MMF 전체 자산의 5%와 3%까지만 담을 수 있다. 또 동일인이 발행한 채권 평가액과 해당 동일인을 거래상대방으로 하는 거래금액의 합계액이 MMF 전체 자산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 규제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존재해왔다. 기초자산이 같더라도 유동화 과정에서 설립한 여러 SPC를 통해 ABCP를 회차별로 나눠 발행하면 각 ABCP의 발행인이 각 SPC가 돼 분산투자 규제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QNB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뉴로드제삼차'와 '뉴로드제육차'라는 SPC를 통해 ABCP를 발행하면 분산투자 규제의 기준은 QNB 정기예금이 아닌 각 SPC가 되는 식이다. 이 편법을 이용하면 이론상 하나의 MMF에 동일 기초자산을 가진 자산을 100%까지도 담을 수 있다. 지난해 카타르 ABCP 사태 때도 이 편법을 이용해 카타르 ABCP를 전체 자산의 약 30%까지도 편입한 운용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별화 수단 '수익률' 뿐…우량채권 공급 부족

카타르 ABCP처럼 기대수익률이 높게 책정되고 신용등급도 높은 자산을 다소 무리한 수준으로 편입했던 데에는 사실상 수익률 외에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한 MMF 상품 자체의 특성이 반영됐다. 실제로 카타르 ABCP를 편입해 만기상환받은 법인용MMF 대부분이 최근 1년 수익률 기준 동일유형(MMF) 내 상위 1%대의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MMF 매니저는 "MMF는 수익률 외에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기본적으로 채권은 AAA등급, CP는 A1등급의 최상위등급을 담지만 차상위등급인 AA등급과 A2등급까지 제한적으로 편입하는 상품이 일부 존재하는 것도 수익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유동화에 여러 SPC를 동원하는 데에는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측면도 있다. 동일 기초자산이라도 여러 SPC를 통하면 만기 등 발행조건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시장 특성상 우량채권의 공급은 한정돼있는 반면 이를 펀드에 편입시키려는 수요는 훨씬 많기 때문에 한정된 물량을 다양하게 구조화해 담아가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MMF 매니저는 "우량자산을 MMF에 담고 싶어도 물량이 제한적일 경우가 훨씬 많다"며 "채권 등급별로 시장이 폭넓게 형성돼있다면 무관하지만 MMF에 담을 수 있는 우량등급을 가진 채권은 공급은 매우 한정돼있다"고 설명했다.

◇"안일한 리스크 관리 보완" vs "경쟁력 하락 우려"

운용업계에서는 이번 금융당국의 분산투자 규제 강화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법인용MMF 매니저들 사이에서도 유명무실했던 기존 분산투자 규제로 일부 법인용MMF가 과도한 리스크를 지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 MMF 매니저는 "MMF 상품 하나에 동일 자산을 과도하게 편입한 것을 보면 일부 운용사의 안일한 리스크 관리 현실을 충분히 지적할 만하다"며 "분산투자 규제는 운용사와 고객 모두에 필요한 당연한 규제이며 오히려 좀 더 일찍 강화됐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결정에 일부 수긍하면서도 규제 강화에 따라 갈수록 운용상 제약이 커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운용상 제약이 커질수록 상품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MMF 매니저는 "법의 맹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익을 계속 내야 하는 것이 운용사들의 현실인데 규제가 타이트하게 들어올수록 상품 경쟁력은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 대비 리턴이라는 기대수익률 개념을 비춰봤을 때 안정성만 강조하다보면 리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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