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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베링거 1조 수출이 갖는 의미 이정희 대표 취임 이후 연이어 신약기술 수출…전문경영인 체제 4년만에 이룬 성과 '눈길'

강인효 기자공개 2019-07-02 10:59:3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7: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이 네 번째 신약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렸다. 유한양행은 1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인 'YH25724(개발명)'를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하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기술수출로 받게 되는 계약금 중 대부분을 이달 내로 일시에 수령할 예정이다. 또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이를 3분기 회계에 일시 반영하지 않고 수개월에 나눠 분할 인식하기로 했다.

유한양행의 기술수출은 전문경영인 이정희 사장 체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이 끈다. 이 사장은 2015년 취임한 이래 총4건의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중 2건은 외부에서 기술을 사온 뒤 개발해 다시 수출한 케이스고 2건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한 사례다. 성사 가능성이 낮은 신약 개발 등은 오너 체제 하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속설을 깨고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연이은 잭팟을 터뜨려 눈길을 끈다.

◇계약금 3000만달러 7월 중 일시 수령…회계상 수개월에 걸쳐 분할인식

유한양행은 이날 공시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과 8억7000만달러(약 1조63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수출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및 관련 간질환 치료를 위한 이중작용제 혁신 신약인 YH25724 개발을 위한 것이다.

YH25724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로, 지난해 전임상 연구에 진입한 뒤 현재 GLP-Tox(비임상 독성실험)를 진행 중에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바이오 벤처인 제넥신에서 지난 2015년 도입한 플랫폼 기술(체내 지속형 바이오신약 기술)을 활용해 YH25724를 개발 중에 있다. 유한양행은 총 기술수출 금액의 5%를 제넥신에 지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금(Upfront Fee) 3000만달러(약 348억원)를 이달 중 일시에 수령할 예정이다. 나머지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6억원)는 GLP-Tox 이후 수령하기로 했다. 이 계약금에는 향후 계약이 변경되거나 해지되더라도 유한양행이 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유한양행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외에도 추가로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8억3000만달러(약 9600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 발생하는 제품의 순 매출액에 따라 로열티(경상 기술료)도 별도로 받는다.

YH25724에 대한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계약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국가별 특허권에 대한 권리가 만료되는 시점 △국가별 최초 판매일로부터 10년 또는 국가별 허가기관으로부터 부여된 독점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 중 나중에 도래하는 시점까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계약금은 과세 부분을 제외하고 이달 내에 한 번에 받게 된다"며 "이를 회계상 수개월에 나눠 분할 인식하기로 했지만, 정확히 몇 개월에 걸쳐 나눠서 인식할지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신약 기술수출 현황_20190701(수정본)
이정희 대표 취임 이후 현황임.

◇이정희 대표 취임 후 네 번째 기술수출…NASH 치료제 바이오의약품은 최초

유한양행 이정희 대표_20190701
이번 기술 수출이 눈길을 끄는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이룬 성과이기 때문이다.

YH25724에 대한 이번 기술수출 계약은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가 취임한 이래 회사가 체결한 네 번째 계약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1조4000억원 규모로 폐암 치료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성분명)'을 기술수출했다. 레이저티닙은 지난 2015년 7월 유한양행이 10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로부터 기술 도입(라이선스 인)한 파이프라인이다.

다른 하나는 유한양행이 작년 7월 미국 척추질환 치료제 전문 연구개발(R&D) 바이오 기업인 스파인바이오파마에 24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개발명)'이다. 이 치료제의 원개발사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인데, 이 회사는 2011년 유한양행이 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첫 바이오 벤처이기도 하다.

YH25724는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NASH 치료제로는 두 번째로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1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7억8500만달러(약 8824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기술수출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를 위한 두 가지 약물 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것이다. 이는 YH25724와는 달리 화학합성의약품(케미컬의약품)이다.

반면 YH25724는 단백질 항체로 구성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다. YH25724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 내장에서 생성된 호르몬인 'GLP-1'과 단백질 'FGF21'이 결합하는 경우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GLP-1R/FGF21R 이중작용제의 작용기전은 지방간염 해소 및 직접적 항섬유화 효과를 발생시켜 간세포 손상과 간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특징 하나만을 표적화하는 방법으로는 중증의 환자에서 완화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증, 염증 및 섬유증이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3가지 핵심 요인을 모두 표적화하는 차세대 치료방법 개발을 위한 포괄적 프로그램을 구축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이정희(사진)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첫해인 2015년부터 벤처, 연구기관 등이 발굴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신약으로 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약개발 등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너 체제의 제약사나 바이오 기업이 주로 도맡아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초기 바이오 테크의 기술을 도입해 이를 발전시켜 재수출하거나 자체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는 독보적인 역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CEO 취임 4년만에 대규모 기술 수출을 연이어 성공 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나 폐암 치료제는 외부 신약을 도입해 이룬 성과이고, 이번에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YH25724는 이 대표 취임 이후 의사결정을 통해 R&D에 나선 파이프라인이다. 유한양행은 2015년 제넥신으로부터 체내 지속형 기술(HyFc)을 도입한 바 있다.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도 자체 개발한 파이프라인이다.

이정희 대표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YH25724는 제넥신의 체내 지속형 기술(HyFc)이 접목된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이라며 "이는 바이오의약품과 관련한 타사와의 첫 번째 사업 협력일 뿐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 목적으로 하는 국내 최초 바이오의약품 기술수출 사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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