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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금융, 'WM 매트릭스' 카드 왜 다시 꺼냈나 김광수 회장, 은행 역량 강화 고민…NH증권→은행 WM 이식 '관건'

서정은 기자공개 2019-07-04 08:22:3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이 자산관리(WM) 부문의 매트릭스 카드를 다시 꺼냈다. 표면적으로는 지주 중심의 조직 체계를 갖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기저에는 NH농협은행의 WM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고민이 숨어있다.

NH농협금융이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처음 검토한 건 지난 해다. 당시 지주 측은 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의 조직 구성, 문화 등 여러 현황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각도의 고민 끝에 NH농협금융지주는 이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대신 협의회 등 대화 채널을 만들며 비교적 느슨한 형태의 협업을 추진키로 방향을 틀었다.

1년만에 입장을 바꾸게 된 건 농협은행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처음 논의가 나왔을 때만해도 김 회장 취임 직후였던만큼 강력한 입김이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현재는 김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생긴만큼 논의의 깊이도 더욱 깊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올 초 각 자회사들이 WM 성장 방안을 보고한 적이 있었는데 김 회장이 농협은행 측에 WM 담당 조직이 왜 자꾸 변했는지, 담당 임원은 누군지 등을 자세히 물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협은행의 WM 사업이 여러모로 성장해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농촌과 지방에 주력해야하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WM 사업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고객들이 농업에 종사하는 서민들이 많다보니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WM 사업에 대한 거부감이 타사보다 강하다. 자산관리 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NH농협은행이 WM 관련 조직을 부서나 사업단 등으로 자주 교체하며 갈피를 잡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NH금융 입장에서는 WM 사업의 확장성 측면이나 타 금융지주와의 경쟁을 고려했을 때 NH농협은행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김 회장이 외부 출신인 만큼 NH농협은행 WM 사업에 대해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 회장이 NH투자증권이나 타 은행에 비해 NH농협은행의 WM 경쟁력이 약하다는 부분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며 "NH증권의 역량을 은행 및 지주 전반에 심는 것을 고민하다가 매트릭스 체제까지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상황을 종합했을 때, 매트릭스 조직이 만들어질 경우 실질적인 주도권은 NH투자증권이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한 금융그룹들이 은행의 역량을 증권사에 이식하는데 초점을 뒀던 것과는 반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프리미어블루 등 초고액자산가 전담 점포 등 고객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NH농협은행은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PB 센터 또한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공모 및 사모펀드 설정규모는 총 44조866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설정규모는 9조8322억원에 불과하다.

매트릭스 도입을 통해 농협은행의 WM 역량이 어떻게 높아질지, 실제 시너지 방안을 어떻게 구현할지 등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 측도 매트릭스 조직 도입 여부, 향후 방향 등에 대해 전혀 결정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올해 농협은행 뿐 아니라 NH투자증권의 WM 사업 담당자들이 모두 교체된만큼 재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NH농협금융 관계자는 "타 금융그룹처럼 WM 부문의 매트릭스 체제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게 전부"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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