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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북센 매각, 속도 내는 까닭은 DB금융투자 디폴트 불안감에 거래 주도

진현우 기자공개 2019-07-05 08:48:58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4일 11: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인수 석달만에 코웨이(현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서·물류업체 북센도 예비입찰 일정을 고지하며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주사 웅진에 차입을 제공한 DB금융투자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로 인해 매각을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초 웅진그룹은 과도한 차입매수 전략으로 코웨이를 인수했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결국 코웨이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북센의 매각 역시 중단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코웨이를 재매각 하는 상황에서 그룹 내 캐시카우(Cash Cow)로 꼽히는 북센까지 급하게 처분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관측이었다. 북센은 매년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던 알짜 회사다.

더욱이 잠재 인수 후보들은 순차입금 475억원 가량을 떠안는 조건으로, 웅진북센의 100% 지분가치(Equity Value)를 약 500억원대로 책정했다. 매도자가 희망하는 밸류에이션보다 약 2배 정도 낮은 수치다. 다만 웅진그룹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잠재 원매자들에게 매각 스케줄을 발표하며 속도를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웅진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DB금융투자에 매각주관사 맨데이트를 부여한 사실과 연관성이 있다. DB금융투자는 웅진에 차입금 약 1000억원을 빌려준 금융기관이다. 이때 북센과 플레이도시의 지분증권에 질권을 설정하며, 차입금 담보로 잡았다. 결국 웅진북센 매각은 채권자인 DB금융투자 주도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DB금융투자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자칫 웅진그룹 전체에 디폴트가 발생해 차입금의 원금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웅진그룹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싶어도 담보권을 보유한 DB금융투자의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DB금융투자는 북센을 비싼 밸류에 매각하는 것보다 자사의 차입금 상환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랙레코드가 전무한 DB금융투자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배경도 앞선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더벨 리그테이블 자료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최근 4년간 한 건의 자문실적을 올렸다. 지난 2017년 이랜드리테일이 홈·리빙 사업부인 모던하우스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할 때 매도자 쪽 금융자문사로 깜짝 참여한 것 외엔 실적이 전무하다.

웅진이 코웨이까지 파는 마당에 알짜배기 북센까지 매각에 속도를 올리는 이유는 결국 자발적인 의사결정보다는 금융기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된 결과로 보인다. M&A 자문과 인연이 많지 않았던 한국투자증권이 코웨이 매각주관사로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할 때 총 1조6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제공했다. 이때 DB금융투자와 마찬가지로, 웅진씽크빅이 인수한 코웨이 지분증권을 대출투자의 담보로 설정했다. 코웨이와 북센의 실제 매도자는 웅진그룹이지만, 거래 주도권은 사실상 매각주관사인 금융기관 두 곳이 쥐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 입장에선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를 가면서 촉발된 신용등급 강등으로 빚어진 현재의 상황을 부인하고 싶을 것"이라며 "과거 자신감에서 비롯된 과도한 차입매수 전략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현재 매도자인 웅진과 매각주관사간 입장차로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어 거래 주도권이 셀러에서 바이어로 넘어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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