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수주 점검]대우·대림·롯데건설, 하반기 반전 이룰까상반기 일감 확보 부진, 해건협 신고 인식 차이도 존재
김경태 기자공개 2019-07-11 09:03:23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의 해외시장 개척은 주택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일종의 탈출구로 여겨진다. 국내일감이 줄어들수록 해외시장에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대안이 없어서다. 그러나 필요성 인식에도 해외수주 기근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과거 저가수주에 따른 대규모 부실사태를 겪은 후 내부 수주심사 수위를 최고치로 높인 데다가 저유가 탓에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의 발주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현황과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16: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평 10위 내 건설사 대부분의 해외수주가 부진한 가운데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롯데건설도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지만, 하반기에도 양질의 일감 확보를 추진하면서 무리한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림산업은 해외보다는 활황을 맞이한 국내 플랜트 사업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롯데건설은 해외건설협회에 대한 수주 신고 인식 등의 차이가 있었으며, 사내 집계 결과로는 작년보다 해외 수주가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되 외부 일감 물색에 박차를 가한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수익성 담보 양질 수주 추진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1월 1일부터 7월 9일까지의 해외수주액은 5억327만달러(약 5900억)다. 신규 수주와 기존 계약의 변경이 잡힌 금액이다. 작년 동기의 9억9443만달러보다 49.4% 줄었다. 국내 시평 10위 내 대형건설사 중 SK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에 이어 감소 폭이 컸다.
대우건설이 올해 목표로 제시한 수치에 비하면 부진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 수주 목표를 3조2000억원으로 전년(1조8000억원)보다 2배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하반기에도 수주가 원활히 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대우건설은 목표한 숫자를 맞추기 위해 무리한 수주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 수주 목표를 달성하면 좋을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을 수주할 계획은 없다"며 "하반기에도 양적 증가보다는 질적인 측면을 고려한 일감 확보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하반기에 반전을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43억달러(약 5조700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설비시설 수주에 나섰는데 대우건설이 최종 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이 사업을 따내면 단숨에 수주액 증가를 이룰 수 있다.
해외 발주처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우건설이 올해 새롭게 따낸 프로젝트는 이라크항만공사가 발주한 '알포항 컨테이너터미널 호안공사'다. 계약금액은 1억9975만달러(약 2330억)다. 공사기간은 올해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로 2년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3년 11월에 이라크항만공사가 발주한 알 파우 서쪽 방파제 공사 서방파제를 따내 순조롭게 공사를 수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발주처의 신뢰를 얻었고 후속 프로젝트인 알포항 컨테이너터미널 호안공사를 따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림산업, 국내 플랜트 수주 집중
대림산업 역시 올해 새롭게 따낸 해외 프로젝트는 1건이다. 페트론 말레이시아가 발주한 울사도(ULSADO)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남동쪽 60㎞에 위치한 포트딕슨 지역에 있는 기존 정유공장에 신규로 디젤 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가 잡히면서 대림산업의 올해 1월 1일부터 7월 9일까지의 해외수주액은 1억2764만달러(약1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8.8% 감소한 수치다.
대림산업의 해외 수주는 대부분 플랜트사업 부문에서 이뤄지는데, 올해 들어 국내 발주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에스오일(S-oil)이 사우디 아람코와 올해부터 2024년까지 총 60억불(약 7조원) 규모 후속 투자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등의 지역을 계속 보고 있는데 아직 최종 확정된 물량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반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3분기 6천억 원 규모의 현대케미칼 나프타 분해설비(NCC) 수주와 1500억 원 규모의 LG화학 신형 폴리에틸렌(LLDPE) 플랜트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4분기에도 미국, 오만, 태국 등에서 1조3500억 원 규모의 플랜트 신규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이 국내외 플랜트사업 수주 증가를 이루면 실적 반등도 예상된다. 대림산업의 플랜트사업 매출은 2015년에 4조원에 육박했지만, 그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202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절반 이하였다.
대림산업이 해외 발주처와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올해 수주한 사업의 발주처인 페트론말레이시아의 경우 과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 신뢰를 받았다. 대림산업은 동남아시아 역사상 최대 플랜트 프로젝트인 필리핀 RMP-2 정유공장을 2조원에 수주해 지난 2015년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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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해건협 신고 인식 등 차이로 감소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롯데건설도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 올해 1월 1일부터 7월 9일까지 1억1759만달러(약 14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8.4% 감소했다.
롯데건설의 신규 프로젝트로 잡힌 것은 4건이다. 모스크바 롯데플라자 리모델링 공사, 롯데시네마 10개관 CM용역, 2PK-3202I 보일러 프로젝트(Boiler Project), 라인(LINE) 프로젝트 부지조성 공사가 수주에 새롭게 포함됐다. 각각 롯데루스, 롯데시네마 베트남법인,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타이탄, 롯데쇼핑플라자 베트남법인이 발주했다.
다만 롯데건설은 사내 자체적인 집계 결과 전년보다 3배가량 증가한 34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했다고 밝혔다. 확보한 물량이 향후 해외건설협회에 잡히게 되면 수주 증가가 예상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외건설협회에 신고 여부와 신고 시점 등에 따라 적게 인식된 것 같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대형 건설사 중 해외사업 비중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다. 전체 매출 중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간 10%를 넘은 적이 없었다. 이에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작년 초부터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해외에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역량을 강화 중이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해서 주택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주택 외 토목·건축 등에서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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