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바이오업계에 전자약(electroceuticals)의 시대가 열릴까?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약(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전류 혹은 자기장을 이용해 특정 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유하는 개념의 치료방법을 뜻한다. 최근 뷰티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LED 마스크도 광원을 피부에 광원을 조사해 조직을 재생한다는 점에서 전자약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전자약의 장점은 약물의 독성이 전혀 없다는 점과 적응증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고 받는 세포의 활동에 관여해 세포 재생이나 억제 등에도 효과가 있다. 연구가 더 필요한 영역이지만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VC의 한 관계자는 "전자약은 도깨비 방망이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글로벌 전자약 시장의 규모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2016년 세계 전자약 시장은 172억 달러(약 20조원)수준에서 2021년 252억 달러(약 2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매년 8% 씩 성장하고 있다. 빅파마들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GSK와 구글의 합작회사인 '갈바니바이오일렉트로닉스'가 대표사례다.
갈바니는 2023년까지 7억 달러(약 8200억원)을 투자해 류마티스관절염 전자약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식이 가능한 소형장치를 체내에 삽입, 전기자극을 컨트롤해 관절염 증상을 치료한다는 개념이다. 갈바니 외에도 셋포인트(크론병, 류머티즘), 인스파이어메디컬시스템(수면무호흡), 엔트로메딕스(비만) 등이 FDA 허가를 받아 전자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전자약의 가능성은 항암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미국 전자약 기업 노보큐어는 지난 5월 기존 항암제와 병용치료하는 뇌종양 치료 전자약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전자약이 뇌종양의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한국 전자약 시장은 아직 '맹아' 단계다. 휴온스가 신생 전자약 업체인 뉴아인과 손잡고 '전자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다. 양 기업은 전자약을 통한 수면치료에서부터 질병치료까지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자기장을 이용한 신경자극기, 두경부치료기 등을 개발하는 리메드는 유럽을 중심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고, 우울증 치료기기 전자약을 개발하는 와이브레인 등도 조금씩 개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우리 바이오업계 파이프라인의 대부분은 합성신약에 몰려 있다. 세포치료제 기반 항암제에 대해선 성공 가능성은 뒤로 한채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에 새로 진출하는 중소기업들은 일단 항암제 파이프라인부터 대내외에 천명하고 시작한다.
바이오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선 쏠림 현상을 피해야 한다. 항암제 일변도의 바이오 시장이라면 곤란하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다른 가능성'이 보인다. 전자약도 그 가능성 중 하나다. 건전한 전자약 시장, 건전한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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