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금리 평탄화' 덕에 커버드본드 부담 완화 장·단기 금리차 좁아져 유리…정기예금과 이자율 수준 비슷
원충희 기자공개 2019-09-16 08:25:45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09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행한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의 금리가 정기예금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리하락으로 장·단기이율 차가 좁아져 5년짜리 채권이 1년 예금의 표면금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온 것. 발행부담이 큰 커버드본드로 신예대율 규제에 대비하려던 국민은행으로선 조달비용 측면에서 호재다.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제 5차 커버드본드 1500억원어치를 지난 3일 발행했다. 5월부터 다섯 차례 걸쳐 찍어낸 커버드본드 총 발행액은 1조9500억원. 국민은행은 원화 커버드본드 프로그램에 평균 LTV(담보인정비율) 45.2%짜리 주택담보대출채권 2만1245개(3조7678억원)를 기초자산으로 제공했다.
이번에 발행된 커버드본드 표면금리는 1.44%로 5년 만기 국고채(1.3%)와 은행채 5년물(1.4~1.5%)의 중간대에서 형성됐다. 은행권 기업정기예금(1.4%)와 비슷한 수준이다. 5년 만기 커버드본드가 1년짜리 정기예금와 유사한 금리대로 발행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질 이자율에선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표면금리상 커버드본드 발행이자율은 법인정기예금과 비슷한 수준대에서 형성됐다"며 "커버드본드 만기가 정기예금보다 장기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리하락 기조로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가 좁아지는 '평탄화(yield curve flattening)' 현상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장기이율이 단기이율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현재 장·단기 일드커브(수익률곡선)가 완만하게 누워있다 보니 채권과 정기예금 간 금리차가 미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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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커버드본드로 예대율 상승을 방어하려 했던 국민은행에게 호재다.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 가운데 요구불예금, 정기예금, 은행채 순서대로 조달비용률이 높은데 커버드본드는 우량 주담대를 기초자산으로 제공함에 따라 은행채보다 발행금리는 낮지만 부대비용이 더 든다. 기본적으로 비용부담이 큰 조달수단이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이 다섯 차례나 발행에 나선 이유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신예대율 규제 탓이다.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15%가량 낮추는 반면 가계대출은 15% 상향하는 방식으로 산식이 바뀐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완화하는 게 목적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대출 규모가 제일 많은 국민은행의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은행으로선 조달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예대율 맞추기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장·단기금리차가 좁아진 덕분에 비용부담을 완화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첫 발행된 커버드본드의 금리가 1.9%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금리 하락의 수혜를 그대로 입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발행되는 커버드본드 금리대는 1년 정기예금과 얼추 비슷하다"며 "단기금리 수준으로 장기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좋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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