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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거래규모 6년래 최저…'주식하면 손해' 투심 냉각[ECM/Overview]전년동기 대비 1.4조 감소…증시침체로 IPO·유증 급감

이경주 기자공개 2019-10-01 10:00: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3분기 국내 주식자본시장(ECM)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발행규모가 6년만에 처음으로 8조원을 밑돌았다. 전년동기 대비 기업공개(IPO) 시장은 반토막 나고, 유상증자 시장도 1조원 이상 쪼그라 들었다.

주식투자는 손해라는 인식이 커진 탓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무역 분쟁이라는 거시적 악재까지 터졌다. 증시 반등 기대감이 사라지자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3분기 발행액 7.5조…IPO 반토막, 유증 15% 감소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3분기 유상증자(Rights Offering, RO)와 기업공개(IPO), 주식연계증권(ELB) 딜을 합산한 ECM 발행액은 총 7조5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8조9651억원에 비해 15.5%(1조3853억원) 급감한 수치다.

3분기 ECM 발행규모

역대급 불황이라는 평가다.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분기 발행규모는 2014년 7조4024억원에서 2017년 10조1795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9조원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2014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IPO 시장이 반토막 난 것이 컸다. 올 3분기 IPO 발행액은 554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2142억원)보다 54.3% 줄었다. ECM을 지탱했던 유상증자 시장도 같은 기간 5조8705억원에서 4조5488억원으로 22.5% 감소했다.

반면 ELB 시장은 1조8804억원에서 2조4766억원으로 31.7% 늘었는데 빅딜 등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LG디스플레이(LGD)가 올 8월 이례적으로 8134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효과다. LGD 딜을 제외하면 ELB 시장 역시 같은 기간 11.5% 역성장했다.

ECM
2019년 3분기 ECM 시장별, 딜별 발행현황

◇펀더멘털 약화에 미·중 무역분쟁 악재 겹쳐

전문가들은 공급(발행사)보다 수요(투자자)가 크게 약화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증시침체로 주식 투자는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져 투자자들이 ECM을 떠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침체의 근본 원인은 기업 펀더멘털 약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장사 547곳(금융업 제외)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총 37조48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9% 감소했다. 감소율이 국제회계기준(IFRS)가 도입된 2011년 이후 최대였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미중무역분쟁이 올 8월 초 환율전쟁으로 격화되면서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 3~4월 만해도 2250대까지 올라왔던 코스피지수는 8월 초 1900대로 급락했다.

증시 방향성이 장기(펀더멘털)와 중단기(대외변수) 모두 암울한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주식을 해서 이익이 날 것이란 기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탓"이라며 "코스피, 코스닥 지수를 보면 기관들이 주식 편입 비중을 줄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외면하면서 IPO 시장에선 빅딜이 실종했고 중형딜 마저 소화가 어려워졌다. 올 3분기 가장 규모가 컸던 딜은 세틀뱅크로 795억원에 그친다. 이어 덕산테코피아(771억원), 코위테크(690억원)가 그나마 컸다. 나머지는 모두 100억~300억원대 소형딜이다. IPO 시장이 반토막이 난 이유다.

소형딜마저도 기업가치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면 공모액을 낮춰야 발행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성장성 특례 2, 3호 기업이었던 라닉스와 올리패스가 대표적이다. 라닉스는 공모액을 최대 168억원에서 96억원으로, 올리패스는 36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줄였다.

또 다른 증권사 IPO 본부장은 "최근 IPO 시장은 공모액이 500억원만 넘어가도 투자자 모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만큼 수요기반이 취약해 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형 딜은 중소형 운용사들이 십시일반으로 공모액을 분담해 발행이 가능하지만, 빅딜을 소화하려면 결국 대형 운용사가 들어와야 한다"며 "하지만 대형 운용사는 대부분 회사차원에서 주식투자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순환 지속 우려…내년 반등 장담 못해

업계에선 발행시장 축소가 증시침체를 견고하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중무역분쟁이 극적으로 봉합되는 우호적 이벤트가 있지 않는 한 증시침체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선 본부장은 "주식 시장에 신규 자금이 들어와야 기존 투자자들도 자금회수(엑시트)를 하고 또 다른 종목에 투자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며 "하지만 지금은 각종 지수 하락으로 들어왔던 자금도 나가는 판국이다. 내년까지도 만만치 않은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들은 꾸준히 발행시장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좋지 않은 조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금조달이 필요한 중소, 중견기업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상당한 벤처캐피탈 자금이 투자돼 있는 것도 원인이다. 발행사는 벤처캐피탈 자금회수를 위해 결국 IPO를 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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