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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국민은행, 런던지점 전환은 '신의 한수'자본금 이슈 벗어나…IB·글로벌·트레이딩 '3각체제 구축'

런던(영국)=원충희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19-10-10 10:35:21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09: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얼마 전 런던 도심부에 위치한 '밀턴게이트(Milton Gate)' 오피스 딜에서 선순위대출을 맡아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제공했다. 작년만 해도 꿈도 못 꿀 액수였으나 이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해 자본금 제약에서 벗어난 덕분이다.

지점 전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실탄 걱정이 없어지면서 작년 11월부터 딜링룸이, 지날 3월부터 투자은행(IB) 유닛이 가동됐다. 영업과 자산운용에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는데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에 강한 KB 특유의 DNA가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이다.

◇딜링룸 개소, IB유닛 가동…3각 비즈니스 체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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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영국 런던 도심부에 위치한 '밀턴게이트' 빌딩
런던금융시장은 '이미아(EMEA,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온갖 신디케이션 딜이 몰리는 황금시장이었지만 그간 국민은행 런던법인은 자본금 이슈 탓에 군침만 삼켰다. 건당 1700만달러가 한도였으니 소액 딜에 참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지점 전환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대출한도가 본점 자본금의 25%까지 확대된데다 모행의 신용도를 공유하면서 가용자금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이제는 실탄 걱정 없이 쏠 수 있는 여건이 되자 영업전략도 보다 공격적으로 변했다.

전채옥 국민은행 런던지점장은 "자본금 이슈에서 벗어나 시장차입 여건이 좋아지면서 밀턴게이트 같은 큰 건도 들어갈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자금조달처의 99.9%가 본점이었는데 지금은 50%로 균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올 3월 IB유닛이 오픈하면서 자산증가 속도가 더욱 가속화됐다. 본점 IB사업본부에서 근무하던 직원 3명과 현지인력 1명이 유닛으로 뭉쳤다. 유닛장은 지인성 팀장이 맡았다. 런던 주재 한국계 은행 가운데 유닛 형태로 IB조직을 운영하는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IB유닛과 더불어 또 다른 멤버들이 런던지점에 합류했다. 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 소속 딜러들이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말 런던지점으로 건너와 사업인가를 획득하고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딜링룸을 오픈, 작년 11월부터 유가증권 트레이딩 업무를 개시했다.

전 지점장은 "딜링룸에선 주로 유로금융채권과 금리스왑(IRS)을 통한 차익거래를 한다"며 "서울시장이 마감하면 런던지점에서, 이어 뉴욕지점에서 딜링할 수 있게 글로벌 24시간 트레이딩 체계를 구축해놓았다"고 말했다.

자산 성장에 따른 리스크관리도 손 놓을 수 없는 분야다. 미들오피스(Middle Office)에 인력 4명을 배치, 시장변화를 모니터링하면서 거래 건별로 관리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중반 20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26명으로 늘었다. 시중은행 런던지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수익보다 안전성…볼륨 키우고 트랙레코드 쌓기 중점

국내에선 리딩뱅크로 통하는 국민은행이지만 런던시장에선 트랙레코드가 부족하다보니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근 영국 패딩턴지역 호텔 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히드로공항과 런던을 잇는 패딩턴은 연간 20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오가는 곳이라 전 세계 유수의 호텔이 모여 있다.

이곳 호텔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려 했던 국민은행은 생각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호텔 스폰서였던 인도계 사업가가 국민은행의 호텔사업 이해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 결국 런던지점 IB맨들이 총 출동해 1시간 이상 설득하면서 사업을 겨우 성사시켰다.

전 지점장은 "유럽시장은 그동안 한국계 은행들의 무덤이었는데 마이너스 금리에다 클럽딜에서 잘 끼워주지 않았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라 본의 아니게 하는 딜마다 행내 최초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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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국민은행 런던지점. 왼쪽부터 지인성 IB유닛장, 전채옥 런던지점장, 우세현 팀장.

국민은행 런던지점의 기본전략은 일단 IB자산을 키우며 트랙레코드를 쌓는 것이다. 수익성을 약간 포기하더라도 안정성 높고 볼륨 확대에 도움이 되는 딜을 우선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익숙한 부동산, 인프라 분야에 손이 갔다.

지인성 런던지점 IB유닛장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성 위주로 영국·프랑스·독일 3대 부동산시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상급 번화가 위주로 LTV(담보인정비율) 50~60% 내 신디케이션 딜만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반토막 날 정도의 위기가 오지 않는 한 부실이 생기지 않는 IB자산만 선별해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디론 위주로 IB자산을 늘리면서 런던지점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됐다. 그간 한국계 기업금융 위주로 영위해 왔다면 이제는 IB와 트레이딩이란 새로운 비즈니스 무기를 쥐게 됐다. 앞으로 런던지점은 IB, 기업금융, 트레이딩 등 3대 축으로 굴러갈 계획이다.

전 지점장은 "기업금융은 1000만달러 이하가 많고 신디론은 1000만~5000만달러 단위로 크게 나가고 있어 IB자산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라며 "물론 기업금융을 포기하는 것는 아니며 딜링룸과 함께 계속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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