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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호황'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thebell note]

임효정 기자공개 2019-10-11 14:44:17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그야말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3분기 누적 회사채(SB) 발행액은 벌써 5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원가량 많은 수치다.

양적으로만 팽창한 건 아니다. 한때 회사채 시장의 기둥을 담당했던 A급 기업의 발행이 눈에 띄게 늘었다. 3년 이하 단기물 증가세가 둔화되고 5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확대됐다. 질적 성장도 이룬 셈이다. 저금리 기조 속 조달에 속도 내는 발행사의 수요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투자자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그렇다고 마냥 좋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 '회사채 호황'은 결국 '빚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3분기 발행액 50조 가운데 상환액은 33조원가량이다. 나머지 17조원은 순발행액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인 은행권 대출을 회사채로 차환했거나 리스크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둔 것이라면 체력개선에 긍정적 시그널일 수 있다.

문제는 기업들의 체력이 아직 이를 방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자부담이 커지고 여전히 곳간은 비어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A급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사채 발행은 크게 늘었지만 자본적 지출(CAPEX)과 현금성자산은 큰 변화가 없었다. 투자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유한 현금이 늘지도 않은 셈이다. 기존 대출을 차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금융비용은 증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물론 A급 기업만 대상으로 한 결과다.

범위를 넓혀 봐도 크게 다르진 않다. 체력을 길렀다면 신용도 방향성은 단연 상향돼야하지만 정반대다. 등급변동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등급상하향배율은 올 상반기 기준 0.77배로, 지난해(1.14배) 상승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향 기조를 유지 중이다.

빚을 갚기에도 버겁다. 코스피 기준(249개 기업 대상) 올해 매출액 성장률은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5.9%로, 2015년 이전 수준이다.

언제 또 다시 바뀔지 모르는 시장 상황은 불확실성을 더 키운다. 저금리 속 확대된 회사채의 만기는 향후 3, 5, 7년 뒤에 대거 몰린다. 올해처럼 발행사와 투자자의 수요가 맞물릴 것이란 보장이 없다.

4분기가 시작됐다. 여전히 회사채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가 확실시 된다. 역대급 타이틀 뒤에 숨겨진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회사채 발행 호황에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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