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지분매입 GS그룹, 단순 '백기사' 이상의 의미 '상속세' 재원 마련 도움, 사실상 KCGI와 '경영권 분쟁' 지원 사격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24 08:24:3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홈쇼핑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진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GS와 한진 그룹 오너일가간 협력관계 구축에 관심이 모아진다. KCGI와의 경영권분쟁과 상속재산분할이란 숙제를 풀어내고 있는 한진가 입장에서 이번 GS가의 도움은 단순한 도움 이상의 의미가 있다.GS홈쇼핑은 고 조 전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 지분 6.87%(82만2729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한진과 GS홈쇼핑은 '택배사와 홈쇼핑사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GS홈쇼핑의 배송 물량 약 70%를 ㈜한진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및 시장에서는 GS홈쇼핑이 나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거들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상속세 납부 시한에 맞춰 최대한 현금을 끌어모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250억원이란 자금은 적지 않은 돈이다.
조 회장 등 오너일가는 최대 28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연부연납 제도로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고 조 전 회장이 남긴 퇴직금 약 800억원과 이번에 GS홈쇼핑의 도움으로 마련한 현금은 세금 등을 제외하고서라도 약 53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조 회장 일가가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상속세 납부를 신청한다면, 당장 이번달 말까지 납부해야 할 세금은 약 467억원이다. GS홈쇼핑의 도움으로 조 회장 일가가 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게된 셈이다.
GS홈쇼핑의 투자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는 차원으로도 읽힌다. 한진칼을 통해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조 회장 일가로서 이번 ㈜한진 지분 매각을 통해 잃은 것은 표면상 아무것도 없다. 반면 얻은 것은 상속세 재원 마련 외에 지배구조 안정화 동력 마련 등이다.
실제 GS홈쇼핑이 인수한 ㈜한진 지분 6.87%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규모다. 고 조 전 회장의 개인 지분을 전량 매각하더라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는 한진칼을 통해 ㈜한진에 대한 지배력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 한진칼은 한진 지분 22.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진과 GS홈쇼핑은 택배물류사와 홈쇼핑사업자간 상생을 위한 전략적 지분 매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굳이 지분을 인수하지 않아도 양사간 협력관계가 크게 와해될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조 회장 일가가 한진칼에 대한 주도권을 상실할 경우 ㈜한진과 GS홈쇼핑의 상생관계에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조 회장 일가와 KCGI간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조 회장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에 성공하지 못하면,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조 회장 일가의 백기사로 GS홈쇼핑이 나섰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한진칼 지배구조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GS그룹은 확실하게 조 회장 일가의 편에 선 것으로 보인다. 당장 KCGI를 적으로 돌리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 ㈜한진 지분을 매입했다는 것은 최소한 'KCGI 편에 서지는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특정 회사의 지분을,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도 아닌 규모를, 인수한다는 것은 분쟁의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의 편에 서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이면에서 어떤 계약이나, 거래가 이뤄졌을지 모르지만, GS그룹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도움을 주는 상황이 전개된 것은 그만큼 두 그룹 오너일가간 사전 협의가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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