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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디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 신뢰구축에 방점" 김주원 대표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 종착지는 증권사"

신현석 기자공개 2019-10-25 08:56:08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회사가 되는 게 궁극적 목표입니다. 블록체인 등 새 기술을 도입하고 신뢰 구축에 공을 들이면서 차근차근 목표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24일 김주원 크라우디 대표는 "국내에 증권사가 많고 시장 규모도 크지만 20~30대 사이에서 상장사 주식 거래 외에 증권사 부가가치가 적다고 느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증권사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크라우드펀딩 사용자 사이에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라우디 공동대표
크라우디의 김주원 대표(좌)와 김기석 대표(우)

크라우디는 2015년 설립된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업체다. 크라우드펀딩은 스타트업 등 창업 초기기업이 불특정 다수 소액투자자로부터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출신인 김기석·김주원 공동대표와 정현해 씨 등 3명이 공동 창업했다. 아울러 설립 당시 전현직 금융권 인사들이 ‘엔젤투자자' 형태로 주주로 참여해 크라우드펀딩 철학을 직접 실천했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크라우디는 와디즈에 이은 점유율 2위 업체다. 한국예탁결제원(증권형의 주식만 집계)에 따르면 2017년 와디즈와 크라우디 점유율은 각각 37%, 18%였으나 2018년 각각 53%, 15%로 격차가 벌어졌다. 올해는 9월 말 기준 와디즈가 74%, 크라우디가 15%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다만 이는 크라우디 사업 목표가 단순히 ‘점유율 확장'에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업 규모를 무작정 늘리기 보다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는 업체를 선별하는 데 중점을 둔 결과다. 김 대표는 "그간 신뢰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도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잡음이 있었다"며 "자격을 못 갖춘 스타트업 펀딩을 걸러주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시장에서 중개 역할을 할 때 발행사·투자자별 차이를 두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보가 오픈된 상태여야 한다"며 "좋지 않은 부분까지 투자자에 밝히는 등 변화를 주어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는 게 우리 사업철학"이라고 덧붙였다.

크라우드펀딩은 크게 증권형(투자형)과 리워드(보상)형으로 분류된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모집금액의 80% 이상 자금이 이체돼야만 발행이 진행되는 구조다. 이를 기준으로 ‘발행 성공률'을 측정할 수 있다. 리워드형은 모집금액보다 낮춰 팔아도 상관없으나 증권형은 예탁결제원 전산에 등록돼 금액을 바꿀 수 없다. 이 때문에 증권형에서 발행 성공률은 주요한 성과 지표로 여겨진다. 크라우디 총매출에서 증권형과 리워드형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0%, 10% 정도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가 경쟁사보다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증권형 성공률 면에서 1위 업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크라우디의 발행 성공률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79%, 84%로 업계 평균 수준(60%대)을 웃돌았다.


크라우디 사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소액투자자들이 사업자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식 등 증권을 수취하는 방식이다.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중 일부는 관련 사업을 접거나 유명무실화됐지만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은 비록 와디즈, 크라우디보다 점유율은 뒤처지지만 여전히 관련 사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온라인 소액 투자 중개사업'이다보니 유사사업을 해오던 증권사와도 경쟁하는 구도가 된 모양새다. 이처럼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커지다보니 정부에서도 관련 정책을 하나둘 내놓고 있다. 제도가 마련될수록 기존 금융권으로의 편입이 가시화될 수밖에 없다.

크라우디가 유독 신뢰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권사로 나아가려면 결국 기존 금융권 내에서 고객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는 투명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궁극적 목표가 증권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선별을 통한 신뢰 구축, 유가증권의 구조화 등에 신경을 써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크라우디 지분을 보유 중인 삼성증권과 신영증권이 투자에 나섰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라우디 성장에 따라 이들 증권사가 향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현재 젊은 세대들이 일반 증권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 이는 HTS에 필요 정보가 다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 사이트는 스타트업 관련 새 소식과 함께 신주발행사의 IR 정보 등 쏠쏠한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앞으로는 이처럼 투자자들이 사이트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런 재미 요소를 기존 증권사에서는 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크라우디가 HTS 시스템 구축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신주 발행인데 이를 중개하려면 우리나라 법규상 구주거래 중개 라이센스가 필요하다"며 "입법화 과정은 내년 진행될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HTS 구축도 방법이지만 사이트를 통해 구주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비상장사 주식거래는 관련 정보 제공 시 신뢰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크라우디는 이를 중앙집권화와 블록체인(탈중앙) 방식 중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법제화되는 쪽을 택해 해결할 방침이다. 최근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이 크라우디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것도 이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중앙집권식 형태로 하려면 ‘미니증권사 라이센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를 인증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은 관련 기술 보유 업체와 협업하는 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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