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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입찰전략]정성평가 점수도 중요…'애경'의 우위?⑦'제주항공 안착' 경험 도움…'현산-미래' 뚜렷한 강점 없고, KCGI는 '변수'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01 13:34:1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3: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 후보자 입장에서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는 가격 외에도 정성평가가 있다. 인수가를 아무리 잘 써내도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인수에 실패할 수 있다. 이번 매각의 한 축이 산업은행과 국토부로 대변되는 정부인 만큼 항공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린 '아시아나항공 조기 경영 정상화'를 실현할 수 있는 주체에 더 높은 가점을 부여할 가능성이 흘러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해 매도자 측에서 일종의 채점표를 만들었고, 가격 외에도 정성평가 항목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금호산업(금호그룹), 주채권 은행이자 항공산업 구조조정 임무를 감당해야 하는 산업은행, 항공산업 규제 주무부처인 국토부까지 최소 3개의 주체가 이번 딜의 매도자 측에 서 있다. 그만큼 인수 후보자에 다양한 요구가 부과된다.

정성평가에는 구조조정과 대주주 적격성 등 항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경영 정상화 가능성, 부채비율 하락 가능성, 항공기 리스 조건 변경, 고용보장 여부 등 구조조정 조건을 충족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항공업 특성상 관리·감독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신뢰할 만한 대주주 적격성을 가진 인수 후보가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등기임원 선임 여부부터 시작해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상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인수 후보들은 정성평가 요소를 어떻게 적어내야 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명확한 가이드가 존재하는 항목들도 있지만, 그외 향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등에 대한 계획과 대주주 적격성 등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 후보별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강조해야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인수 후보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정성평가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후보자는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으로 평가된다. 인수가격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가장 적합한 후보자로 꼽힌다. 항공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점은 정성평가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미 국토부 등과 접점을 형성하고 있고, 대주주인 애경홀딩스와 오너일가 등과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불거진 적이 없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로 키워낸 경험은 향후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대한 산업은행 등의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애경그룹은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했다. 하지만 LCC라는 개념이 모호하던 시절 제주항공은 초기 시장 개척에 실패했다. 2011년까지 제주항공은 적자를 거듭했다. 애물단지였지만 애경그룹은 AK면세점 매각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제주항공에 꾸준히 투자했다. LCC 중 최초로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고, 자가 정비 자회사를 도입하는 등 계속해서 인프라 투자를 진행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 항공사 빅3'로 발돋움 했다. LCC임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19년 10월 기준 항공기 45대를 운항하고 있다. 국내선 6개, 국제선 85개의 정기노선을 운항하고, 취항도시는 48곳으로 늘었다. 주식시장에서는 대형항공사(FSC)들보다 오히려 더 인기가 많다. 2015년 상장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2019년 10월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326억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매출이 5배 많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1조1593억원으로 집계됐다.

항공사 경영 지표 측면에서 애경그룹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은 2012년 턴어라운드를 시작한 이후 지속 성장했다. 매출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10%를 돌파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률은 8%를 기록했다. FSC와 LCC를 통틀어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도 170% 안팎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낮다.

애경 스톤 현산 미래 KCGI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정성평가 영역에 대한 고민이 짙다. 건설업과 금융업에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항공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항공업과 연계할 수 있는 면세점업에 진출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관광수요 감소 등 영향으로 경영 실적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는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항공사 및 리스사 등과 연계해 대출, 회사채 발행, 리스 등 자금모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항공업에 대한 표면적인 이해를 쌓았을 수 있지만 실제 항공사를 경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또 항공사 경영에 대한 직접 경험이 없는 만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작업에서도 애경그룹에 비해 경쟁력이 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성평가의 주요 평가 요소인 부채비율 하락 가능성, 항공기 리스 조건 변경 등은 항공업을 영위하기 위한 핵심자산인 항공기 구매(혹은 임대)와 직접 연결된다. 항공기 도입 및 운항에 대한 계약서 작성 및 직접 운항 경험이 없는 만큼 어느 선까지 부채비율을 줄이고, 리스 조건을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 지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과 정부를 상대로 일련의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11월7일 본입찰인데, 미래에셋-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시기를 뒤로 미뤄달라고 하고 있다"며 "미래에셋-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항공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정성평가 항목에 대한 준비기간을 더 달라는 일종의 지연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애경그룹은 자금력 측면에서 물음표가 찍히지만, 항공사 경영 능력 측면에서는 이미 검증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사모펀드운용사(PE)인 만큼 항공사 경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일도 한계가 뚜렷하다. 다만 지난해부터 한진칼 투자를 계기로 항공사 경영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을 펼친 만큼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대한 분량의 대한항공 경영 진단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주주 제안 등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직접 항공사를 경영한 경험이 없고, 경영권 분쟁을 위한 일종의 컨설팅 보고서를 작성하는 차원에서 항공산업을 접근한 만큼 실제 KCGI의 분석과 경영 정성화 제안이 항공사 경영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더불어 아직 확실한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KCGI가 반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어떤 SI를 파트너로 맞아들일지 여부에 따라 정성평가 부분에서 점수를 딸 가능성이 아직 남았다. KCGI가 국내 대기업집단과 손을 잡는다면, 아시아나항공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 안팎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SK그룹과 GS그룹 등 이름이 오르내린 이유는 탄탄한 자금력과 사업 안정성을 지닌 대기업 집단의 장점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KCGI가 여전히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SI를 구하는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성평가에서 막판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KCGI는 한진칼 지분 매입 전부터 단기간 집중적으로 항공산업에 대해 스터디를 했고,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주주제안 등의 내용을 보면 깊이가 있는 대목이 여럿 눈에 띈다"며 "그러나 분석은 분석이고, 직접 항공사 경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파트너를 SI로 맞아들이는 지에 따라 KCGI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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