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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5년만에 브랜드명에서 ‘KEB’ 뗀 이유는 본사·영업점, '이름 헷갈린다' 민원, 브랜드 이미지 훼손…두 조직 융합 판단

고설봉 기자/ 이은솔 기자공개 2020-02-04 14:21:4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의 옛 외환은행 인수합병으로 탄생한 ‘KEB하나은행’이란 브랜드명이 사라진다. 하나은행은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KEB하나은행’이란 브랜드명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더불어 올해로 합병 5년째를 맞은 만큼 두 조직간 결합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내부 판단도 이번 브랜드명 변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2015년 인수 과정에서 옛 외환은행 임직원을 끌어안기 위해 ‘KEB 명칭 사용’에 합의했었다.

KEB하나은행은 브랜드명을 'KEB하나은행'에서. 'KEB'를 떼고 ‘하나은행’으로 바꾼다고 31일 발표했다. 오는 2월3일부터 변경 적용한다. 이로써 1967년 외환은행 설립 때부터 쓰이던 ‘KEB(한국외환은행)’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브랜드명으로 ‘KEB하나은행(국문)’, ‘KEB HANA BANK(영문)’을 사용해 왔다. 앞으로 이를 ‘하나은행’과 ‘HANA BANK’로 통일한다. 다만 법인명은 변경없이 그대로 사용한다. 합병 이후 하나은행은 줄곧 ‘주식회사 하나은행(국문)’과 ‘KEB HANA BANK(영문)’를 법인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브랜드명 변경은 영업점과 본사 등 전방위 부서의 요구에 따라 이뤄줬다. 실제 현업부서에서는 ‘KEB하나은행’ 사용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KEB’라는 발음이 ‘KB국민은행’과 헷갈린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단순히 발음상의 문제만은 아니다. 각종 공문에서도 ‘KEB’를 오기하는 상황이 종종 빚어졌다는 후문이다. ‘KB’ 뿐만 아니라 ‘KBE’, ‘KDB’ 등 알파벳 오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브랜드전략 차원에서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또 고객 대부분이 ‘하나은행’으로 부른다는 점도 이유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브랜드명 변경 논의를 시작했고, 약 1년동안 20회 정도 직원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브랜드정책, 광고, 디자인 등 실무직원들 및 노조와도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브랜드 메니지먼트를 하고 있는 부서에서 지난해부터 명칭 변경을 주도했다”며 “현장에서 소비자들이 헷갈린다는 요구가 많았고, 금융소비자보호부에서도 명칭 변경에 대한 건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관적으로 고객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하나은행’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하자고 한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7월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노조가 작성한 합병관련 합의서.

더불어 합병 5년차를 맞으며 조직 안정화가 이뤄진 점도 이번 브랜드명 변경에 영향을 끼쳤다. 합병 초기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1대 1 결합이었던 만큼 내부에서 잡음도 컸다. 하지만 5년여가 흐르면서 본사는 물론 영업점 등 하위 조직에서도 어느정도 융화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하나은행이 옛 외환은행과 합병하는 과정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나은행은 2012년 2월 옛 외환은행을 인수하고도 통합법인 출범에 약 3년여의 시간을 허비했다. 이 기간 동안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썼다. 금융위원회의 합병 승인은 2015년 8월에야 이뤄졌고, 합병은 9월에 성사됐다.

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노조 등과 기나긴 줄다리기를 했다. 그 결과 2015년 7월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노조와 ‘합병관련 합의서’를 작성하며 비로소 통합의 길을 열었다.

당시 작성한 ‘합의서’ 제1장에 따르면 ‘통합은행의 상호는 ‘외환’ 또는 ‘KEB’를 포함한다’고 적혀 있다. ‘KEB’ 사용이 합의서 제1장에 명시된 것은 거세게 합병에 반대했던 옛 외환은행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옛 외환은행 직원들은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고수했고, 하나은행 경영진은 이를 수용했다. 이 때 ‘KEB하나은행’이란 브랜드명이 탄생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직 통합이 이뤄지면서 2015년 ‘통합’을 목적으로 임시로 만들어진 ‘KEB하나은행’이란 브랜드명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소 비정상적인 브랜드명을 바꿔야 한다는 내부의 요구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각기 달랐던 인사·급여·복지제도 등도 지난해 완전히 통일되면서 조직 안전화도 어느정도 결실을 맺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예전 합병 당시 직원들은 자신의 사명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냈고, 사측이 이를 수용해 사명을 'KEB하나은행'으로 결정했던 것”이라며 “합의가 언제까지 유효하다는 조항은 없었고, 내부에서 브랜드명 변경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변경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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