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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삼성생명·화재 독립성 침해하나 준법인 감독하는 준법감시위원회, 책임 없고 권한만…독립성 해치면 제재

김장환 기자공개 2020-02-17 14:18:5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4: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준법감시 기능을 상위에서 감독하는 권한을 갖게 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눈여겨 보고 있다. 의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해도 금융권의 법률상 해석으로 봤을 때는 부적합해 보이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근거로 보면 금융사 내 준법감시 기능을 통제할 상위기구는 존재할 수 없다. 초월적 '독립성'이 필수 요건이다. 금융당국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기존 운영 중인 준법기구의 독립성 침해가 우려될 경우에는 감독 기능을 가동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지난달 9일 준법감시위원회를 발족하고 주요 계열사 7곳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의 준법감시 기능 강화 요구로 만들게 된 조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I 등 제조사뿐 아니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도 포함됐다.

협약을 맺은 삼성 계열사들 내에 준법감시 기구가 없는 건 아니다. 상법 등을 기반으로 준법감시인 혹은 지원인을 두고 있다. 상장 회사 경우 준법지원인을 1명 이상 두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전 일상 감시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리스크 예방 및 점검을 한다. 준법지원인은 내부 통제와 관련된 제도 운영도 총괄한다. 사전과 사후 관리를 모두 한다는 점에서 감사 업무와는 또 다른 성격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들 계열사 준법감시인과 그 기구를 감독하는 상위 기구가 됐다. 역할은 협약을 맺은 이사회와 경영위원회의 주요 의결 사항이나 심의 과정을 사전·사후 모니터링하고 시정 요구 및 제재하는 것이다.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는 △독립성과 자율성 준수 △준법경영 파수꾼 역할 △준법감시 프로그램 실효성 확보 △준법감시 성역 파괴 등 4대 운영 원칙을 밝혔다.

일단 법적으로 문제는 없어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준법감시인을 또 감독하는 준법감시기구가 있는 옥상옥의 기형적 구조여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도 "준법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구를 더 두는 것이라면 법률상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 계열사들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일반 제조 계열사와 달리 금융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기 경영실태평가와 종합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부 검사 항목 중 하나가 준법성검사다. 준법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받게 되면 다양한 제재가 가해진다.

준법성 검사 제재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근거로 한다. 이에 대한 핵심 기준 중 하나가 준법감시인(기구)의 '독립성'이 지켜지는지 여부다. 해당 법률 제30조 1항에는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 및 위험관리책임자가 그 직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지배구조법에 따라 갖춰야 하는 준법감시인(기구)은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고 이를 침해하는 상황이라면 감독기구에서 들여다봐야 할 문제"라며 "어떤 경우든 독립성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고 향후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삼성 금융계열사 준법감시기구의 기형적 '옥상옥' 구조가 갖춰진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책임은 없고 권한만 지닌 기구란 부정적 평가도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준법감시인은 이와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자리다. 반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협약을 맺은 각 계열사 준법과 관련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책임은 직접 지지 않는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내 존재하는 준법감시인에게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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