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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교체 신영증권, WM 사업 박차가하나 황성엽 신임 사장, 신영증권 'IB 반등' 주역

김진현 기자/ 허인혜 기자공개 2020-02-21 08:22:2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증권이 황성엽 사장을 새 수장으로 낙점하면서 자산관리(WM) 부문에도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WM 비즈니스의 숨은 강자인 신영증권 역시 라임운용사태를 빗겨나지 못해 고액자산가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소방수'가 절실한 상황에서 사장 교체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황성엽 사장(사진)은 채권과 투자은행(IB), 경영관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신영증권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신영증권이 위기타파를 위한 '묘수'로 황성엽 사장의 전문성을 채택했다는 평이다.

◇황성엽 전 부사장, 신임 사장 선임…6월 대표이사 '유력'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정기인사를 통해 황성엽 전 신영증권 총괄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황 사장은 33년째 신영증권에 몸담고 있는 전형적인 '신영맨'이다. 외부 인사 영입보다 오랜 기간 연을 맺은 직원들에게 등용의 기회를 주는 신영증권의 특성이 드러난 인사다.

황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했다. 신영증권 채권부에 14년간 근무한 뒤 채권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2004년 일리노이주립대 재무학 석사과정(Master of Finance·MSF)을 목표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신영증권으로 돌아온 뒤 자산운용본부장과 법인사업본부장, IB부문장을 두루 거쳤다.

황 사장은 6월 8일 임기가 마무리되는 신요환 대표이사 사장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2017년 원종석 대표이사와 더불어 신영증권을 이끌어갈 각자대표로 신 대표를 선출한 바 있다. 원종석 대표는 신영증권 경영 전반을, 신 대표는 증권 등의 보다 실무적인 면을 책임져 왔다.

신 대표는 임기 3년간 별다른 부침없이 신영증권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신의를 최우선 가치로 했던 신영증권이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로 지목되면서 정체성에 훼손을 입었다는 평이다. 큰손 고객들이 이탈하면서 대표이사뿐 아니라 내부직원 물갈이도 불가피했으리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임 사장 등판, 고액자산가 유치 '총력'

신영증권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로 지목되며 오래된 고객 기반의 WM사업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게 도화선이 돼 그간 꾸준히 신영증권과 거래해온 고객들이 이탈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회자된다.

신영증권의 고객 이탈은 펀드 판매 잔고에서도 감지된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신영증권의 펀드 판매 잔고는 5조 7405억원으로 직전해말 기준 6조 896억원보다 약 3491억원 후퇴했다. 업계에서는 신영증권 펀드 판매 잔고가 줄어든 이유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를 지목했다. 오랜 기간 신영증권과 신의로 거래해 온 고객들이 맡긴 재산을 타 판매사로 옮겨갔다는 해석이다.

신영증권은 2019년말 기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890억원어치 판매했다. 전체 계좌는 280좌다. 이 가운데 개인고객이 235좌, 법인이 45좌다. 금액으로만 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19곳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금액을 판매했다.

신영증권은 대형사 위주의 WM사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단아'로 평가 받아왔다. 2012년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APEX패밀리오피스'를 도입했고 이듬해 증권사 가운데선 처음으로 프라이빗뱅커(PB) 3~5명을 하나의 팀으로 묶어 '팀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7년에는 초고액자산가를 겨냥한 '신영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세무관리, 상속 관리, 공익 기부 관리 등을 패키지로 제공했다. WM사업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신영증권은 고객과의 신뢰를 통해 꾸준히 WM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고 평하면서도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를 계기로 기존 고객 이탈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점 수가 많지 않은 신영증권이 대형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법인인 신영증권의 2019년 WM부문 실적은 2018년에 비해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인 지난 12월말 기준 WM 관련 부문 수익이 직전년도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집합투자증권수수료 △자산관리수수료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 △신탁보수 등 WM 관련 부문에서 발생한 수익은 2018년말 대비 모두 뒷걸음쳤다.

이 가운데 자산관리수수료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산관리수수료는 2018년 12월말 40억원에서 지난해말 12억원으로 71.14%(-28억원) 줄어들었다. 신탁보수도 34억원에서 28억원으로 17.42%(-6억원) 축소됐다. 집합투자증권수수료는 같은 기간 7%(-12억원) 감소해 154억원이 됐고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도 29.88%(-2억원) 줄어 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황성엽 사장, WM '소방수' 될까…'전문성' 무기

황 사장이 6월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된다면 첫 단추는 신영증권의 이미지 제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WM과 IB부문에 의존도가 높은 신영증권에서 WM부문이 상승가도의 IB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분위기 쇄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표이사 교체로 WM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아 49년 연속 흑자의 대기록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황 사장이 WM부문의 쇄신을 꾀할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사장은 30년 신영맨으로서 신영증권과 신영증권의 각 부문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인물 중 하나다.

황 사장은 자산운용본부장과 법인사업본부장, IB부문장을 두루 역임하며 신영증권의 핵심 사업을 모두 거쳤다. 특히 2014년부터 2018년까지 IB부문장으로서 신영증권을 IB분야의 숨은 강자로 만들었다. 신영증권은 황 사장이 IB부문장에 오른 뒤 두산그룹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역할을 수행하며 대형 딜을 줄지어 따냈다.

두산건설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발행 대표주관, 두산중공업 BW 발행 공동주관 등이 황 사장이 일궈낸 결과물이다. 황 사장의 신뢰금융 기조로 신영증권은 한라그룹의 주요 계열사 회사채 발행 주관사, 한라홀딩스 출신 만도의 첫 회사채 주관사 등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레코드를 이어갔다.

신영부동산신탁 출범에도 황 사장이 많은 기여를 했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자산관리 사업 확대에 큰 도움이 될만한 신영부동산신탁 출범에 기여한 성과가 이번 승진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최근 2년간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일하며 신영증권의 살림살이에도 정통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 대표(1988년 입사)보다 선배인 황 사장(1987년 입사)이 신 대표의 승진 이후에도 회사를 지키며 경영총괄 업무를 맡아온 것은 경영진이 황 사장을 그만큼 신뢰한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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