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가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순손실을 냈다. 해외에 운영하는 광구를 비롯해 유·무형자산에서 발생한 2000억원이 넘는 영업외 손실이 2년 연속 적자를 유발했다.

손실이 이어지고는 있으나 재무구조와 유동성 대응 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을 포함한 자산 유동화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를 감안할 때 수익성 저하가 7년 넘게 유지 중인 AA- 등급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 해외 광구에서 손실 2000억…매출 증가에도 2년 연속 적자

LG상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0조5309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 순손실 149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매출액은 약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00억원 넘게 감소했고 손손익은 2년 연속으로 적자가 났다. LG상사가 2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낸 것은 2014년과 2015년이 마지막이었다.

해외에 운영하는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이 실적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 베트남 11-2 광구, 카자흐스탄 ADA 유전 등이 기록한 손실을 지난해 4분기에 대부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그 결과 작년 4분기에만 2000억원이 넘는 영업외 손실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LG트윈타워를 ㈜LG에 매각하며 얻은 930억원의 차익을 토대로 3분기까지 쌓은 2000억원의 순이익이 한 순간에 없어졌다.

석탄, 팜오일(CPO) 등 주요 트레이딩 자원의 가격이 하락한 것도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 1월 톤당 99달러 수준이던 호주 석탄의 가격은 12월 60달 밑으로 40% 가까이 떨어졌다. 2013년부터 추진한 투르크메니스탄 에탄 크래커(ECC) 프로젝트가 공사를 마친 것도 손익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 적자 불구 재무구조 좋아져…'AA-' 계속 유지할 듯

적자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을 포함한 재무 건전성은 오히려 좋아졌다. 2018년 말 기준 3420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423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조4306억원이던 총차입금은 1조3148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225%에서 215%로 소폭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은 대부분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비현금성 손실이었다. 실제로 물류, 인프라, 자원 등 LG상사의 주요 사업들은 매 분기 수백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했다. 그 결과 차입을 비롯한 외부 자금 조달을 늘리지 않아도 살림을 꾸려나갈 수 있는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만들어졌다.

재무구조와 유동성 대응 능력이 좋아진 만큼 수익성 저하가 LG상사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는 2013년 2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 안정적'을 받은 이래 7년 넘게 같은 등급과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달 22일 3412억원의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등급 전망을 한층 밝게 만드는 변수다. LG상사, LG전자, LG화학 등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 100%를 보유 중인 그룹사들은 지난달 싱가포르투자청과 1조3700억원에 자산을 넘기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적자가 LG상사의 향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평가했다. 다만 수익성 개선 추이, 영업현금창출의 지속 여부, 자산 매각 진행 과정 등 향후 등급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을 면밀히 지켜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