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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빛 바랜 자본확충…'코로나' 난관 연속 [Earnings & Credit]영업익 회복에도 터키법인 영업외손실 강타…중국·한국 영화관 위기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06 16:02:5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4일 16: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A+, 부정적)는 지난해 영업이익 반등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해외 법인 CGI홀딩스를 통해 대규모 자본 조달까지 성공한 터라 신용도 회복을 기대해 왔다. 하지만 넘어서야 할 난관이 겹겹이 쌓여가고 있다.

국내 영화관 산업의 포화로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지만 길목마다 악재가 터지고 있다. 터키법인 관련 대규모 순손실(영업외손실)은 지난해 4분기에도 또다시 발생했다. 여기에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코로나19 여파는 실적 비중이 높은 한국과 중국에서 유독 극심하다. 신용등급 하향 압박에서 벗어날 계기로 여겨진 자본 확충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에 올해 1분기 결산 실적은 수익성 후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주요 등급하향 트리거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영화관 산업, 포화 상태…1위 사업자 CGV, 해외 진출 활로

국내 영화관 산업은 진즉부터 포화 상태가 예고돼 왔다. 국내 멀티플렉스 사업자 1위인 CJ CGV는 공격적 해외 진출을 활로로 삼았다.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 등과 다르게 해외 공략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겼다.

CJ CGV의 별도 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사업의 수익성 저하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0~2011년 12% 수준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3.7%까지 떨어졌다. 영화관 확대에 따라 매출 볼륨이 꾸준히 늘어난 건 그나마 기업 계속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특유의 높은 고정비 부담과 유지 비용은 영업 전선 확대에도 수익성 회복이 요원한 결과를 낳고 있다.


일찌감치 활로로 낙점했던 해외 진출은 소기의 성과를 냈다. 불모지를 개척한 끝에 중국과 베트남(시장점유율 1위), 인도네시아(시장점유율 2위) 등에서 입지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이제 전체 실적에서 해외 법인의 비중이 40%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도 역시 투자 부담이 적지 않다. 연결 실적으로 따져봐도 여전히 수익성(2018년 영업이익률 4.4%)은 저조하다.

지난해는 악화 일로에서 반등한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45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6.6% 급증했고 매출액(4983억원)도 10.6%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연간 실적도 매출액(1조9423억원)과 영업이익(1232억원)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9.8%, 58.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6% 대로 올라섰다.

다만 '착시 효과'를 감안할 때 드라마틱한 반전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지난해 리스회계기준(K-IFRS 1116 호)이 개정되면서 영화관 장기 임차계약을 맺은 멀티플렉스 사업자가 큰 영향을 받았다. 영업비용 계정에서 임차료가 절감된 대신 리스부채 계상으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예년과 동등한 기준에서 영업이익률 6%를 넘어선 게 아닌 셈이다. 지난해를 수익성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용평가업계는 회계기준 변경에 맞춰 신용등급 트리거를 모두 재조정했다.

◇터키법인 또 삐걱, 2000억대 순손실…대규모 자본 확충, 개선 효과 미미

공격적 해외 진출 전략은 성공 사례만 남기지 않았다. 터키 법인이 대표적 '아픈 손가락'이다. 2016년 현지 최대 영화관 사업자인 'MARS'를 8046억원에 야심차게 인수했다.

무엇보다 지분인수 당시 체결한 총수익스왑(TRS) 계약이 화근이었다. 터키의 국내외 악재에 리라 환율이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최초로 TRS에 대한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인식한 데 이어 2018년에 무려 1776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지난해도 TRS 평가손실이 재강타한 동시에 터키법인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해 당기순손실이 239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의 호전이 무색하게 영업외 손실은 오히려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TRS 평가손실이 비록 비현금성 이슈이지만 신용도를 끌어내리는 악재인 건 분명하다. 아직 현금 유출은 없었지만 TRS 계약상 내년 손실이 확정되면 현금 상환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규모 당기순손실은 부채비율 등 레버리지지표를 크게 악화시킨다. TRS 평가손실의 경우 당기순손실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자본 감소)뿐 아니라 부채 증가(파상상품부채)로 이어진다. 부채비율 상승 효과가 배가되는 셈이다.

CJ CGV는 지난해 말 해외 법인의 지주사 격인 CGI홀딩스를 토대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MBK파트너스, 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 등을 상대로 3336억원 신주를 발행했다. 3300억원 수준의 현금이 유입됐을 뿐 아니라 유증 방식의 투자 덕분에 레버리지지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또다시 발생한 2000억원 대의 당기순손실이 신용도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본래 부채비율이 700% 대에서 45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었지만 결국 지난해 말 기준 64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여파, 1Q 실적 빨간불…한국·중국 실적 비중 '80% 안팎'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관 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더구나 유독 코로나19에 취약한 중국과 한국이 CJ CGV의 실적에서 70~8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중국 정부의 영업 중단 요청에 따라 지난 1월 말부터 현지 모든 극장이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한국 역시 영화 관람객의 감소세가 역력하다. 아직 코로나19의 확산 추이와 CJ CGV의 구체적 피해를 추산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국내 사업 위축과 중국법인 영업 중단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경우 재무구조는 추가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확보한 3300억원 수준의 현금으로 차입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은 시점이다. 그간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줄곧 내부 현금 창출력을 상회하는 투자를 단행해 왔다.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현금흐름 기조가 유지돼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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