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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미래사업본부 없앴다…출점 제한 탓? 신규점 연구·개발 역할 축소에 조직 이관…'5본부→4본부' 변경

정미형 기자공개 2020-03-09 09:16:5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올해 초 미래사업본부를 없앴다. 대신 본부 산하에 있던 2개 팀을 상품본부와 영업본부로 각각 이관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협업을 꾀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 점포의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서 기존 미래사업본부 역할이 변화함에 따라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기존 5본부1실41팀 체제에서 4본부1실43팀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상위 조직은 미래사업본부가 없어지며 기획조정본부, 경영지원본부, 상품본부, 영업본부, 영업전략실 4본부1실 체제로 축소됐다. 미래사업본부 산하 해외MD사업부와 신규점프로젝트팀은 각각 상품본부와 영업본부로 업무가 이관됐다.

미래사업본부는 2017년 신설된 조직이다. 신설 당시 유통업계서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 모델 발굴과 개발을 위해 본부 단위 조직을 신설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부문별로 산재된 미래성장 연구개발(R&D) 관련 업무를 이관해 일종의 ‘컨트롤타워’를 만든 것이다. 현대백화점에선 미래사업본부장으로 당시 부사장급 임원이었던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를 앉히며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미래사업본부의 업무는 신규 점포 출점과 이를 통한 미래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통상 ‘미래사업’이라 생각하기 쉬운 미래 먹거리와 같은 신사업 및 인수·합병(M&A)은 기획조정본부에서 맡고 있다. 대신 미래사업본부는 미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했다. 신설 당시 본부 산하에 있던 △미래MD 및 R&D담당 △콘텐츠개발담당 △신규점프로젝트 등 3개 조직을 보면 본부 성격이 잘 묻어난다.

그간 미래사업본부는 신규 점포 발굴과 점포 내 콘텐츠를 채워 넣는 일을 해왔다. 미래MD 및 R&D담당팀에서 시장 조사나 동향 파악, 트렌드 연구 등을 통해 적합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면 콘텐츠개발담당팀은 점포 내부의 콘셉트나 매장 구성 등의 세부적인 개발 계획 등을 수립한다. 신규점프로젝트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점포에 적용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 오픈 예정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을 비롯해 2021년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 2022년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2023년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 등에 미래사업본부에서의 사업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미래사업본부는 신설 이듬해인 2018년부터 몸집을 줄이기 시작했다. 컨텐츠개발담당팀을 원래 소속이었던 상품본부로 이관하면서부터다. 그리고 2년 뒤인 올해 초 미래MD사업부(구 미래MD 및 R&D담당)를 상품본부 내 미래사업담당팀으로, 신규점프로젝트팀을 영업본부로 이관했다. 신규점프로젝트팀은 내년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 담당 조직의 전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측은 미래사업본부를 없앤 이유로 ‘전문성’을 꼽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직매입 프로세스 구축 등 전문적 분야에 대한 협업을 위해 조직을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미래사업본부의 사업 핵심이 직매입과 신규 비즈니스 출점이었다면 현재는 직매입 사업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만큼 기존 전문 부서와 협업을 늘리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현대백화점 신촌점 내 ‘피어’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프웍스’ 같은 직매입 상품으로 구성된 자체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사업본부가 없어진 배경으로 대형 오프라인 매장 신규 출점 제한에 따른 여파를 꼽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권영향평가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사실상 신규 출점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까지도 출점 제한 규제에 가로막힌 상태로 당분간 기존에 허가받은 곳 외에는 신규 출점 계획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규 출점 같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게 더욱 중요했다면 지금은 출점 제한 때문에 이 역할이 많이 축소된 상황”이라며 “현재 유통업계 내 온·오프라인 사업 경쟁이 심화된 만큼 전문성 강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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