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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똑같이 위원회 설치…정관 반영은 제각각?마음 급한 한진칼·진에어만 변경 추친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11 08:26:3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4: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경영투명성 강화를 목적으로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일부 계열사만 해당 사실을 회사 정관에 반영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지주사인 한진칼과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는 위원회 신설 관련 내용을 이달 말 주주총회 안건으로 정식 상정한 반면, 대한항공과 ㈜한진은 올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이달 말 일제히 주총을 개최하고 최근 이사회에서 결의한 안건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진에어와 ㈜한진은 25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29일로 각각 날짜를 확정했다. 각 사들은 최근 주총소집결의를 공시하며 표결에 부칠 의안들을 밝혔다.

눈에 띄는 건 회사별로 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후속조치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똑같이 이사회 산하에 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일부만 이를 정관에 못박기로 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달 초 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산하 위원회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넘보고 있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의 공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주주연합이 지속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주주제안에 앞서 선제적으로 개선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거버넌스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자본변동이나 출자 등 주주가치 및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보상위원회는 이사 보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특히 두 위원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한진칼(위)과 진에어는 주총에서 정관에 거버넌스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등 신설을 명시하는 안건을 표결한다.

실제로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 제40조(위원회)에 내부거래위원회가 거버넌스위원회로 개편되고 보상위원회가 신설되는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정관변경을 추진한다.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시 기존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아래에 △거버넌스위원회 △보상위원회가 추가된다.

진에어 역시 마찬가지다. 진에어도 정관 제37조의2(위원회)에 위원회 확대 개편 내용을 명시하는 절차를 밟는다. 가결시 △거버넌스위원회 △안전위원회 △보상위원회가 정관 내 위원회 관련 조항에 그대로 적히게 된다.

반면 대한항공과 ㈜한진은 위원회 등의 신설을 별도로 정관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양사 모두 지난번 이사회에서 거버넌스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설치를 의결한 후 현재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사실 위원회 개편 관련 내용을 반드시 회사 정관에 명시할 필요는 없다. 각사의 정관에 이미 ‘기타 이사회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설치하는 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돼 있는 만큼 의사회 의결만 거치면 절차상 문제되는 부분이 없다.

다만 정관이 회사의 조직과 활동에 대해 규정하는 근본 규칙으로서 쉽게 바꿀 수 없는 만큼, 정관에 명시하다는 건 해당 내용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정관을 수정하려면 주총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마음이 급한 회사들이 정관반영을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진칼의 경우 주주연합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만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외국인,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확보할 수 있다.

진에어 역시 주총 이후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제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가 이사회 권한 강화 및 독립성 제고 등을 지적한 만큼 사외이사 비율 확대와 위원회 설치 등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해당 내용이 국토부의 제재 해제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관 반영을 통해 실행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정관에 굳이 위원회를 나열하지 않더라도 설치 및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정관에 이사회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해 설치하는 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단 내용이 있다"며 "대한항공이 최근 보상위원회를 실제 개최하는 등 이미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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