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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삼성전자, 2011년 이후 최저 FCF…新주주환원책 '난제'최윤호 사장, 2021년 이후 배당 확대 기조 유지할지 고심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17 08:19:1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FCF)이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FCF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지표이다. 해당 수치가 악화됐다는 것은 그만큼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에 사용될 재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살림살이를 총괄하게 된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은 2021년부터 새롭게 펼칠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주주환원책은 노희찬 전 CFO(현 에스원 대표) 체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올해까지는 변동없이 이어나갈 방침이다.

관건은 내년 이후 새롭게 짤 주주환원 정책이다. 연초부터 확산된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활동은 시계 제로 상태이다. 올해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던 반도체 업황마저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최 CFO가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주주환원정책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몇년간 이어진 확대 기조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 FCF, 7조원대까지 하락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9년말 FCF는 연결기준 7조1260억원, 별도기준으론 마이너스(-) 6조9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FCF가 -5860억원을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삼성전자 FCF는 2018년엔 26조2612억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FCF는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과 배당금지급 등을 제외한 수치를 말한다. 이미 빌딩이나 부동산 및 장비에 투자하는 자본적인 지출을 모두 차감했기 때문에 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여유분의 현금으로 해석된다. 즉 FCF는 배당이나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는 재원이다.


FCF는 영업과 투자, 배당 등을 모두 고려해야 나올 수 있는 금액이다. 2019년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100조원을 넘기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모든 현금흐름을 제외하고 보면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2017~2018년 70조원대였던 OCF가 2019년 들어서 48조원까지 낮아진 영향이 컸다. 운전자본투자는 같은 기간 10조원에서 2조5000억원대로 감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자본적지출과 배당금지급으로 사용된 부분은 38조원이었다. 이를 다 제외한 FCF는 7조원 대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은 2017년 10월 발표된 3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FCF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9조60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주주환원 재원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서 M&A에 투자한 금액은 FCF에는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다. 잔여 재원이 남으면 추가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환원하겠다는 방침도 정했었다.


전임자의 뒤를 이어 2021년부터 가져갈 주주환원정책을 정하는 일은 최 CFO의 몫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두차례에 걸쳐 미래 FCF를 책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연기했다. 지난해 이미 최저 수준의 FCF를 기록한 만큼 내년 이후 FCF의 예상도 쉽지 않다.

주주환원정책은 2011년 이후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주주환원 정책은 1년 단위의 단기 계획이 아닌 3년 이상의 중장기 계획이다. 기존처럼 확대정책을 쓰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보수적으로 정하게 되면 향후 삼성전자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것을 시장에 공언하는 꼴이 된다.

2011년 총 배당금은 8272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않았다. 당시 당기순이익이 후퇴하면서 2010년 1조5000억원 규모였던 배당규모를 줄였다. 하지만 이후 단 한차례도 배당규모가 줄어든 적이 없다. 2015~2017년까지는 자기주식 취득에만 2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았고, 전량 소각하면서 주주친화적인 정책에 각별히 신경써왔다. 2021년부터 시행할 주주환원책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최윤호 CFO, 등기이사 선임…각 사업부 대표 견제

삼성전자의 CFO는 경영지원실장으로 불린다. 직함만 보면 경영을 지원한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만큼 역할과 권한이 막강하다. 최 CFO는 전임자와는 달리 등기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그는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그를 제외한 4명의 사내이사는 김기남 DS부문 대표, 김현석 CE부문 대표, 고동진 IM부문 대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이다.

전임자인 노희찬 전 CFO는 등기이사 명단에 오른 적이 없다. 2011년 이후 윤주화(2011년, 2012년)·이상훈(2013~2015년) CFO는 모두 등기이사로 있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전사 살림살이를 담당한 노희찬 CFO는 등기이사로 있지 않았다. 그가 CFO를 담당할 때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상훈 의장이 이사회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CFO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무게감 있는 등기이사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황인데다가 불확실성이 보다 확대됐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봤던 반도체 경기 역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를 후퇴하거나 할 수도 없다. 수십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투자적기를 놓치면 초격자 전략을 펼치기 어렵다.

최 CFO는 삼성전자의 재무 전반을 다뤄본 '재무통'으로 위기관리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경험까지 두루 갖췄다. 1963년생으로 덕수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가전사업부 경리팀 대리로 시작해 국제회계그룹 과장, 구주총괄 영국법인, 경영관리그룹, 해외관리그룹 등을 두루 거쳤다. 경영관리그룹 임원으로 승진한 뒤 구주촐괄 경영지원팀장, 사업지원팀 담당임원을 지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는 2010년 합류해 전자 계열사를 담당하는 전략1팀에 있었다. 2014년부터는 무선사업부 지원팀장으로 있었다.

미전실이 해체된 후 2017년 세팅된 사업지원TF로 이동했다. 해당 TF의 책임자인 정현호 사장과는 덕수상고 1년 선후배 사이로 잘 알려져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 사장과 이력의 궤를 같이 하는만큼 그가 현재 CFO로 선임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또 하만의 신임이사로 합류하면서 회사측은 그에 대해 "삼성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기업 간 시너지 향상과 기회 파악에 주력했다"며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계획을 실행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내외적으로 요직을 맡게 된 그에게 놓인 재무상황은 녹록지 않다. 근본적으로 영업현금흐름을 개선해야 가용할 수 있는 잉여현금이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넉넉한 현금곳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내부적으로는 '비용절감'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다. 타 기업의 CFO는 투자재원조달이나 시설비용 조달을 가장 큰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달이 아닌 비용통제 후 효율을 극대화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가 그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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