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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국타이어 자사주 취득 재원은 배당금?2012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배당금 유입흐름 감안 취득규모 결정한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06 08:10:2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3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2012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나서 눈길을 끈다.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500억원은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비롯한 관계사로부터 받는 1년치 배당과 맞먹는 규모다.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한온시스템으로부터 들어오는 안정적인 배당 재원을 바탕으로 자사주 취득 규모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박종호 부사장(경영지원총괄)은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현 한온시스템) 인수합병(M&A)한 이후부터 2018년까지 기획담당본부장을 맡았던 전력이 있다. 한온시스템 배당정책과 현금흐름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렸다. 향후 6개월 동안 약 500억원 규모의 한국타이어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2만2388주(0.018%)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주가 흐름(2만원)을 감안하면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한국타이어가 매입할 수 있는 자기주식 규모는 250만주 규모다. 2일 한국타이어 종가는 1만9550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자기주식 비율은 현재의 0%대에서 2.0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의 자기주식 취득은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이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회사를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와 사업회사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분할했다.

한국타이어는 자기주식 취득 목적을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최고의 주가 부양은 호실적을 내는 것인데, 최근 몇년간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이같은 점을 감안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몇년 간 이익 감소세가 뚜렸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6조896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123억원으로 22.3% 줄어들었다.

한국타이어는 2016년 1조10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2017년 7934억원, 2018년 7026억원에 이어 지난해 5000억원대로 영업이익이 갈수록 줄고 있다. 2016년과 비교하면 3년 사이에 영업이익의 절반이 사라졌다.

상장사의 자기주식 취득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이내에서 가능하다. 2019년말 한국타이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주식 취득금액 한도는 1조8301억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로 한국타이어가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금액은 500억원 가량이다.

이 금액은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비롯한 관계사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을 고려해 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온시스템은 1년에 네차례에 걸쳐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1분기 총배당금은 427억원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보유하고 있다. 1분기에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으로부터 수령할 배당금은 약 85억원 가량이다.

한온시스템의 배당 정책을 살펴보면 분기별 배당금이 동일하다. 1분기 배당규모가 일년 내내 유지된다는 의미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으로부터 올해 약 340억원 가량의 배당을 수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7년과 2018년 배당금 각 332억원보다 조금 더 많은 수치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한온시스템을 비롯해 종속기업 한국프리시전웍스, 모델솔루션 등으로부터 총 395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올해 한온시스템 배당 규모가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타이어가 수령하는 총 배당금은 400억~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한국타이어가 올해 배당으로 들어올 자금을 주가 부양을 위해 자기 주식 취득에 쓰는 셈이다. 이같은 결정은 한온시스템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 규모가 상당하는 점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배당 유입 흐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의 재무부서를 총괄하고 있는 박 부사장은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와 손잡고 한온시스템을 인수해 2대주주가 됐을 때 중역을 맡았었다. 한온시스템의 배당정책과 재무현황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금 유입 규모와 자사주 취득 규모가 엇비슷하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온시스템 배당 등을 통해 1년 간 한국타이어로 유입될 자금 흐름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박종호 부사장이 배당으로 유입될 자금을 자사주 취득에 쓰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배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0회를 통해 공무원이 되어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세제실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서울 본사 시절 총무과장, 소득세 과장 등으로 약 7년간 근무하다 미국 유학으로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를 마쳤다.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정통 엘리트 재무인사로 통한다. 1994년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근무했고, 1999년 LG전자 금융기획팀장으로 특채되어 2001년에는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박 부사장은 2011년 8월에 한국타이어에 재무회계 담당 전무로 전격 영입돼 당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5년 한국타이가 2대 주주로 있던 한온시스템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중책을 맡아오다 2018년 한국타이어 재경본부장으로 복귀한 이후 현재까지 재무라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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