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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마이스터, 상장 2년만 '최대주주' 바뀐 사연은 [오너십 시프트]②2세 오상윤 대표 체제 후 무리한 투자 '부메랑', 2년 연속 적자 '비상체제' 돌입

방글아 기자공개 2020-04-20 08:17:41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전 재무적 투자자(FI)의 높은 호응을 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에코마이스터가 최근 경영권을 시너지IB투자로 넘겼다. 창업주 2세 오상윤 대표이사 체제에서 무리하게 추진한 환경사업 투자가 수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상장 후 2년 연속 영업적자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사채들의 상환 청구 시점이 일시에 몰리자 타개책으로 '최대주주 변경'이란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철도·환경 전문기업 에코마이스터는 지난해 매출액 187억원, 영업적자 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7.7% 증가하고, 원가율과 판매관리비 감소로 영업적자 규모는 78.6% 줄었지만 흑자로 전환하지 못했다.


철도사업 수주 증가로 매출이 성장했지만 환경사업의 신규 수주가 지연된 데다 에코그릿을 제외한 종속회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이 원인이 됐다. 에코마이스터는 에코그릿과 비즈마이스터, 에코큐빅타이 등 3개 비상장 환경사업 종속회사를 연결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에코마이스터는 철도와 환경 2개 부문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두 사업 모두에서 기술성을 높게 평가받아 2018년 3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철도사업 부문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차 검사설비 국산화로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환경사업 부문에서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재활용할 수 있는 SAT(Slag Atomizing Technology)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상장 전부터 벤처캐피탈(VC) 사이에서 투자 러브콜을 받았다. 창업주 2세 오 대표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에코마이스터의 연구·개발(R&D)을 이끌며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1972년생인 오 대표는 1996년 일찍이 에코마이스터에 입사해 2000년 경영권을 승계받고 부친 오옥수 창업주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에코마이스터는 오 대표 체제가 시작됐던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2010년 에코그릿 설립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자회사를 총 7개사 늘렸다. 관계사 알케이엠을 포함 국내 4곳과 인도와 캐나다에 합작법인 각각 2곳, 1곳씩이다.

이밖에도 2013년 에코그릿 함안공장, 2014년 본사 사옥과 군산시멘트공장 준공 등 굵직한 투자가 모두 이 시기에 이뤄졌고, 대대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2010년 186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4년까지 424억원으로 4년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오 대표는 이 같은 실적을 토대로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로 2016년 6월 전환사채(CB)로 100억원을 추가 조달하며 상장 채비에 나섰다. 여기에 참여했던 시너지파트너스, 벤처포럼인베스트먼트 등 FI는 CB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해 배수진을 치고 상장 지원에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2016년 말 회계상 매출인식 문제로 공모를 한차례 철회한 데 이어 재추진한 상장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기대(6000~8500원)에 못 미치는 5200원으로 결정됐다. 낮은 수익성과 불확실한 미래 실적 전망이 발목을 잡았다.

대규모 투자로 단기간에 매출은 급증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등락을 거듭한 탓이다. 2015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3% 이상 줄었고 영업적자(-3억원)를 냈다. 2016년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번엔 매출액이 전년대비 37.5% 줄어든 229억원에 그쳤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과 경영권 양도는 상장 후에도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 회복이 더디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코마이스터는 2018년 매출액 147억원, 영업적자 85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자회사(EBI)가 받은 매출채권이 회수되지 못할 상태에 놓이며 손상처리된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영업외적으로도 금융비용과 기타영업외비용은 각각 395.5%, 167.4% 증가해 손실 폭이 확대됐다. 이에 에코마이스터는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해 2018년 5월 200억원 규모 CB 추가 발행에 나섰다.

코스닥 벤처펀드들이 이 CB를 사들였다. 지난해의 경우 철도사업 개선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에 코로나19 여파가 맞물리며 에코마이스터 주가는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CB 채권자들이 보통주 전환 대신 상환 청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 에코마이스터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증권사 출신 경영지배인을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한시적 대표이사로 등판시켰다. 오 대표가 대대적인 재무적 쇄신을 통해 기업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새 최대주주 시너지IB투자는 당시 경영지배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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