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력산업은 오랜기간 국가 경제 발전과 더불어 인프라 구축에 기여했다. 전선을 비롯해 변압기, 금구류, 차폐막 등 전기를 주고 받는데 들어가는 많은 기자재를 국산화해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오랜 세월 기술을 연마하며 장인의 영역으로 거듭났다.국내 전력업체들의 성장기는 경제 발전사와 겹쳐 있다. 고도 성장기 한국 경제는 전력의 원활한 공급이 필수적이었다. 전력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개발과 양산에 성공하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전력업체들은 한국 전쟁 이후 산업 발전 초기에 태동했다. 창업 1세대들은 맨바닥에서 아무 것도 없이 사업을 일궜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자택 앞마당에서 종업원 2명과 그룹의 근간인 일진금속공업를 차려 지금의 일진전기로 키웠다. 권재기 세명전기공업 회장도 전파상인 세명전업상사로 시작해 기술을 닦았고 어엿한 상장사로 거듭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 산업이 전성기에 도달한 요즘 전력 산업은 위기에 봉착했다는 말이 나온다.
대규모 전력선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는 예전처럼 많지 않다. 대부분 노후 제품 교체 수요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적인 매출 규모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수익률은 바닥으로 내려왔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국가 기간산업인 전력산업을 외부에 의존하려는 국가는 별로 없다. 국가별로 시스템과 전력산업에서 쓰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험과 자금을 갖춘 회사들이 아니고서는 섣불리 도전장을 내밀기 쉽지 않다.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업체와 경쟁도 이겨야 한다.
전력 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성장할 순 없을까. 전력산업은 현재 대부분 오너 2~3세대들에게 승계가 이뤄진 상황이다. 오너 2세들의 여건은 선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예전만 못하더라도 출발점은 어느 정도 든든한 기반 위에 있다. 해외 유학을 경험한 경우도 있고 뛰어난 인재풀도 활용할 수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차 등 전력 업체들이 진출할 신시장도 많다. 선대 회장들은 맨바닥에서 사업을 일궜다. 오너 2세들에겐 전력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만드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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