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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파격 선언, 삼성생명발 재편 본격화되나 '여대야소' 공정법·보험특별법 통과 여지↑…삼성전자 해결책 '이미 결정' 해석도

김장환 기자공개 2020-05-08 09:58:1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1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6일 선언하면서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한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 재편 절차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아울러 올해를 넘기기 전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발표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 상태다.

일단 삼성전자는 삼성의 가장 핵심 계열사이지만 총수일가의 직접 지배력은 약하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5% 남짓이다. 이를 보완해주고 있는 게 금융 계열사다.

삼성생명은 8.51%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단일 최대주주다. 삼성화재도 1.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5%) 등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해도 이 부회장 등 총수일가의 삼성전자 우호 지분은 21.2% 가량에 그친다. 삼성생명 보유 지분이 삼성전자 지배력에 절대적 힘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현 정부와 당국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해소해야 한다는 압박을 오랫동안 해왔다. 당국 요구로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해소하는 등 절차를 완료했지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지분 단절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문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총선을 거쳐 여당이 180석을 확보한 '여대야소'가 시작됐다. 법안대로면 보험사는 계열사 유가증권을 자산총액 대비 3% 이상 보유할 수 없고, 이를 토대로 하면 삼성전자 보유 지분 대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기껏해야 남겨둘 수 있는 지분은 2% 남짓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지배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을 해소하려면 사실상 지주사 역할로 올려둔 삼성물산이 이를 사들이거나, 총수일가 개인이 지분을 늘리는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어느 쪽도 쉽지 않다. 단순 지분 취득에 20조원 넘는 자금이 필요하고, 이 정도 자금을 감당할 여력은 양쪽 모두 없다.

이런 와중에 이재용 부회장의 '4세 경영' 포기 선언이 나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이병철 회장에서 이건희 회장, 이 부회장까지 이어진 3세대에서 경영권의 대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은 아니더라도 자녀들의 경우 대주주 지위만 유지한 채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다.

삼성의 가장 핵심 문제인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고려없이 이 같은 선언이 나왔을 가능성은 낮다는 평이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해소 문제 역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녀들에게 이건희 회장 지분을 직접 증여하는 등 방안을 구상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증여세와 관련된 문제가 또 불거질 수도 있다"며 "제일모직과 삼성에버랜드 합병 문제로 일이 커진 만큼 비슷한 방안을 동원하기도 어렵고 일단은 지배구조 재편을 본인 선에서 해결한 후에야 다음 과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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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삼성생명법'이 당장 올해 통과되더라도 여유가 없지는 않다. 유예기간이 적어도 7년, 삼성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이보다도 더 긴 숙고의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과거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금융 중간지주사를 설립해 삼성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던 해당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새롭게 열린 상태다.

다만 올해를 넘기기 전에 이를 결정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엿보인다. 공정위가 21대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재차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주사 전환시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의무 보유 지분율이 기존 20%에서 30%까지 오른다. 공정위는 유예기간도 주지 않고 의무 보유 지분율을 상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법안 통과 전 지주사 전환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이 부회장 일가는 금융(삼성생명)과 제조(삼성전자) 중 어느 한 쪽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온전한 대주주 지위 확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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