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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레저 공공기관 점검]공영홈쇼핑, 공영성 족쇄에 5년 적자 '구조적 한계'①중기 판로 개척 '인큐베이팅' 역할…낮은 판매수수료율 '발목'

정미형 기자공개 2020-05-18 12:25:03

[편집자주]

유통·레저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만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유통·레저 공공기관들은 예외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일반 기업과 비슷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정보 접근 역시 제한돼 있어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더벨은 그동안 쉽게 노출되지 않았던 유통·레저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와 운영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3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영홈쇼핑은 TV홈쇼핑 채널 중 유일하게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설립 취지와 기관 특성에 맞게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운영해오고 있지만 운영 자금조차 스스로 벌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누적된 적자로 자본금을 갉아먹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한 채 올해를 흑자 원년으로 삼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을 개국했다. TV홈쇼핑 채널로선 7번째이자 가장 뒤늦게 출범한 후발주자다. 중소기업 상품과 농축수산물의 홍보와 판로개척을 지원함으로써 합리적 소비문화와 국민 경제 견인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목적하에 설립될 수 있었다.

공영홈쇼핑은 다른 TV홈쇼핑 업체와는 태생부터 다르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설립 당시 중소기업유통센터를 비롯해 농협경제지주 45%,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5% 등이 출자했다. 주무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다.


◇'중기제품 100% 편성·낮은 판매수수료율' 기본 정책

공영홈쇼핑의 사업 구조는 이름 그대로 ‘공영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익성보다는 유통 마진을 최대한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국내 중소기업의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DNA가 심어져 있다.


설립 취지에 맞게 공영홈쇼핑은 TV홈쇼핑 중 유일하게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산품을 100% 취급하고 있다. 같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설립된 홈앤쇼핑(80%)보다도 의무편성 비율이 높다. 홈쇼핑 업체마다 모두 중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체로 중기제품 비중을 50~60% 수준으로 두고 있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판매수수료율도 업계 평균 대비 가장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개국 이후 최초 3년간 판매수수료율은 23%를 유지하다 2018년 재승인 이후부터는 판매수수료율을 이보다 더 낮춘 20%로 운영하고 있다. 공영홈쇼핑 제외 TV홈쇼핑 업계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30%대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다.

이를 통해 공영홈쇼핑은 그간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길러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해 왔다. 우수 중소기업 상품과 농수산물 발굴에 힘을 쏟은 결과다. 매출액이 100억원 넘는 회사도 열 군데 이상 나왔다. 판매자들 일부가 다른 TV홈쇼핑에서 실패를 맛보고 재도전하는 사업자가 많아 공영홈쇼핑의 지원이 필수적인 곳들도 적지 않다.

◇경영 성과 낙제점…자본잠식률 50% 달해

하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공영홈쇼핑의 경영성과는 낙제점에 가깝다. 출범 이후 지난 5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난 적이 없다.

2015년 개국 첫해 공영홈쇼핑은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16년 107억원, 2017년 45억원, 2018년 66억원으로 누적됐다. 지난해는 영업손실이 49억원으로 전년대비 25% 개선되며 적자 폭이 줄었다.

긍정적인 흐름이지만 누적된 적자에 결손금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공영홈쇼핑 결손금은 388억원으로 자본금 800억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자본잠식률은 매년 상승하며 지난해 48.6%까지 치솟았다. 자본잠식은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공영홈쇼핑의 정책이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적 목적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낮은 수수료율 정책으로 매출이 늘어도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적자가 지속되는 지난 5년간 매출은 꾸준히 늘며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개국 첫해 339억원에 이르던 매출은 이듬해인 2016년 3배 증가한 1171억원을 기록했고 2017년 1389억원, 2018년 1471억원, 2019년 1586억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계속된 적자 피로에 공영홈쇼핑은 올해 흑자 전환을 꼭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제는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손질 없이 ‘허리띠 졸라매기’ 방식으로 흑자를 이뤄내겠다는데 있다. 현재 공영홈쇼핑은 각종 비용에 대한 고강도 다이어트가 진행 중이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가장 큰 과제는 올해 적자를 탈출하는 것”이라며 “1분기까지 식품 등 판매량이 많아 올해는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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