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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이연제약, 실적 빠지자 증여…절묘한 타이밍절세로 지배력 효율적 제고·'톱10 진입' 선대 유지 계승 힘싣기

최은수 기자공개 2020-05-22 08:13:1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08: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국내 제약업계 상위 10위권으로 진입하겠다.”

고 유성락 이연제약 회장이 2010년 당시 밝힌 청사진이다. 유성락 회장은 '이치(理)를 연구(硏)하는 기업'이라는 사명을 토대로 반평생 이연제약에서 신약 개발에 몰두했다.

유 회장은 안타깝게도 본인의 비전 실현을 일년 앞둔 2014년 숙환으로 작고했다. 같은 해 유 회장의 아들 유용환 대표이사(당시 상무)가 지분을 상속받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유 대표는 2016년 어머니인 정순옥 대표이사와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고 '국내 제약업계 10위권 진입'이라는 선친 유지를 잇고 있다.

유 대표와 정 대표는 올 3월 고 유 회장의 장모이자 정 대표의 어머니인 이애숙 여사로부터 대규모 지분을 증여받았다. 이 여사의 증여타이밍은 절묘했다. 실적 하락에 하락장까지 겹쳐 절세 효과도 거뒀다. 충주 공장 준공을 앞둔 시점에 증여를 단행, 현 대표이사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 '공고한 최대주주 지분율'에도 추가 증여

2019년 말 기준 최대주주 유용환 대표의 지분율은 31.74%다. 2014년 고 유 회장의 지분 25.86%을 상속받아 지분을 늘렸다.

올해 3월 이애숙 여사가 유 대표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상속 이후 처음으로 지분 변동이 일어났다. 유 대표는 96만5000주를 외할머니인 이 여사에게 증여받았고 지분율은 37.49%로 올랐다.

이 여사는 잔여 지분 가운데 50만4000주를 유 대표의 어머니인 정 대표에게도 증여했다. 정 대표의 지분은 9.46%에서 12.46%로 올랐다.

업계에선 절세를 노린 증여라는 해석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이연제약의 주가가 급락했던 하락장과 시기가 겹쳤던 탓이다.

증여가 이뤄진 3월 19일 이연제약의 주가는 7200원으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여파와 이연제약이 올 1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연제약은 2020년 1분기 전년 동기(323억원)와 비슷한 3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29억원이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00만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28억원) 대비 급감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증여세를 매기는 기준주가를 증여(기산)일 이전과 이후 각 2개월간 거래일별 종가의 평균을 내 산출한다. 증여 기준일 이후로 주가가 꾸준히 저가를 이어가면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이연제약의 주가는 3월 크게 떨어졌지만 기산일(3월 19일) 이후 2개월 사이엔 반등하며 올 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를 고려해도 증여세 기준주가(추정치)는 약 1만2700원으로 이연제약의 올해 평균 주가(1만3160원)보다 저점이다. 절세만을 노리고 증여를 한 것으로 보긴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일부 절세 효과는 누린 셈이다.


◇ 충주공장 준공 눈앞…'선대 회장 유지 승계' 상징성 부여

이 여사의 증여로 최대주주인 유 대표는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지배력을 높이게 됐다. 특히 10대 제약사로 성장하자는 비전을 제시했던 선대 회장의 유지를 잇는다는 상징성도 함께 확보했다.

이 여사의 지분 증여는 충주 공장의 바이오섹터 준공 예정시기(9월)를 6개월 앞두고 진행됐다. 충주공장은 유 대표와 정 대표가 취임 후 추진한 가장 큰 사업이자 공장 규모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충주공장은 유 대표와 정 대표 취임 이듬해인 2017년 착공했고 바이오섹터(800억원)와 케미컬섹터(1600억원)를 합쳐 총 2400억원이다.

이 여사는 공장 준공의 결실을 앞두고 양 대표가 선대 유 회장의 뜻을 잇는데 성공했다 보고 증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대주주인 유 대표 외에 특수관계인(어머니) 정 대표에게도 지분 증여가 이뤄졌다는 점 이같은 해석에 힘을 보탠다.

업계 관계자는 "반평생 제약업계 발전에 매진한 선대의 유지를 잇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두 대표이사를 신임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며 "최근 대규모 투자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지만 지배력 강화와 공장 준공이 맞물리면서 향후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지분 증여 등에 관한 사안은 대주주의 개인사적 문제라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충주공장 투자로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종합 생산기지를 구축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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